K리그 우승팀과 FA컵 챔프의 경기인 만큼 팽팽하게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다. 포항이 전반전에만 네 골을 성공시키며 일찌감치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주전을 빼고 1.5군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한 서울은 베테랑 선수들이 나선 포항의 맞수가 되지 못했다.

2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3라운드 경기에서 FC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인 포항 스틸러스는 조찬호의 해트트릭 활약에 힘입어 5-0 완승을 거뒀다.

선제골은 비교적 이른 시간에 터졌다. 전반 11분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골문 앞에 있던 김광석이 왼발로 살짝 밀어 넣었다. 전반 20분 터진 추가골 기회는 황진성이 만들었고 황진성이 완성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에게 밀려 넘어진 황진성이 페널티킥 찬스를 얻어냈고 골키퍼 김용대를 속여 골을 만들어냈다.

시즌 11호 골을 성공시킨 황진성은 개인 통산 40골-51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통산 열네 번째로 40(골)-40(도움)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됐다. 황진성은 양손 엄지손가락을 접어 숫자 4를 만든 뒤 40-40클럽 가입 자축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전반 26분 포항이 또 한번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박성호가 헤딩으로 조찬호에게 연결했고, 수비를 따돌린 조찬호가 헤딩슛으로 쐐기골을 만들었다.

3분 뒤 조찬호의 연속골이 터졌다. 황진성-박성호-조찬호로 연결되는 환상적인 조합이었다. 역습 찬스, 황진성이 페널티박스로 달려가던 박성호에게 공을 넘겼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 패스였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이 되자 박성호는 다시 조찬호에게 공을 넘겼고, 조찬호가 깔끔하게 마무리해 포항의 네 번째 골을 꽂아 넣었다.

조찬호의 활약은 후반전에도 계속됐다. 후반 17분, 드리블로 공을 점유해온 조찬호가 이명주에게 패스한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뛰어 들었다. 이명주로부터 다시 공을 넘겨받은 조찬호가 수비를 무너뜨리고 그대로 슛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리그 4, 5, 6호 골을 한 경기에서 만들어 낸 조찬호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서울의 마지막 추격 의지까지 꺾었다.

이날 경기 승리로 포항은 7경기 무패(4승 3무)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서울은 21일 제주전 승리로 K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이후 25일 리그 2위 전북을 상대로 승리하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선전했으나 포항전 패배로 주춤하는 모양새가 됐다. 서울은 내달 2일 부산아이파크를 홈으로 불러들여 K리그 우승팀 자존심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by heyuna 2012. 11. 29.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