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교수직 대신 야구장 선택했죠”
[신문쟁이 방송쟁이] KBS 스포츠하이라이트 이정화 기자
2011년 08월 31일 (수) 19:25:59정혜정 기자  smse7728@naver.com

지금으로부터 약 12년 전, 연세대 화학과 대학원에서 한 여학생이 라디오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중계를 들으며 실험을 하다 교수에게 혼쭐이 났다.

“실험하는데 왜 이렇게 딴 생각이 많은가. 자네는 화학 외에 관심 갖는 게 너무 많아.”

  
▲ 이정화 KBS 스포츠기자. ⓒ 정혜정
지도교수와의 공동연구로 대학원 2학기 차에 해외 유명학술지에 논문을 싣는 등 촉망받는 화학도의 길을 가던 그는 ‘온 신경을 화학에만 쏟아야 교수가 될 수 있는 거구나’하는 생각에 적잖이 상심했다. 야구를 좋아하던 아버지 영향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프로야구를 보며 ‘삼진 아웃’ ‘볼 넷’을 외쳤고, 대학시절엔 야구와 비슷한 소프트볼 동아리에서 맹활약했던 그에게 ‘야구 사랑’을 버려야 하는 학자의 삶은 무미건조하게 느껴졌다. 때마침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경제적 형편이 나빠져 유학을 가기 어렵게 되자, 그는 1999년 가을에 대학원을 그만뒀다.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

6개월여의 방황 끝에 ‘야구선수를 인터뷰하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던 어린 시절의 꿈을 떠올렸다. ‘평생 후회하지 않으려면 도전을 해 봐야겠다’고 결심하고 2000년 3월부터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당시 언론사들은 응시연령에 제한을 뒀다. 만 26세였던 그에게는 2000년이 시험을 볼 수 있는 마지막 해였다. 그는 평소 가장 존경하는 언론인인 손석희 전 아나운서(성신여대 교수)의 사진을 걸어 놓고, 야구장에 가서 선수들을 인터뷰하는 자신을 상상하며 시험 준비에 매진했다. 서울방송(SBS), 한겨레, 문화방송(MBC), 중앙일보 등 여러 언론사 시험에 응시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러다 그해 12월 한국방송(KBS) 스포츠기자 시험에 합격, 꿈을 이뤘다.

이정화 기자(38)는 KBS에 입사한 뒤 6개월간 경찰서를 출입하며 사회부 사건기자로 훈련을 받은 뒤 2001년 9월부터 지난 6월까지 스포츠부에서 10년 간 취재기자로 현장을 누볐다. 지금은 제작부 소속으로 KBS 2TV ‘스포츠하이라이트’에 출연하고 있다. 취재기자 생활 첫 1년은 축구와 배구 담당이었고 마지막 1년은 빙상, 피겨, 역도, 수영, 골프, 핸드볼 등 생활체육과 장애인 체육을 맡았다. 그 중간의 8년은 야구와 농구를 전담했다.

  
 ▲ 이 기자가 KBS 2TV <스포츠하이라이트>에 출연해 스포츠 소식을 전하고 있다. ⓒ KBS 홈페이지

야구 '마니아'와 스포츠 '기자' 사이

야구 ‘마니아’인 그지만 야구장에서 일하는 게 늘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감독과 선수를 만나서 주변 취재를 하고 경기를 보면서 게임의 승부처가 어디였는지 맥을 짚어요. 경기가 끝나면 수훈 선수와 감독을 인터뷰하고 홍보팀 등 주변 취재를 한 뒤 기사를 쓰죠. 보통 스포츠뉴스가 시작 됐을 때 야구경기가 진행 중일 때도 많기 때문에 순발력이 필요합니다. 늘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일하러 갔을 때는 야구를 즐길 수가 없어요.”

모든 걸 잊고 좋아하는 팀과 선수를 응원하고 싶지만 일 때문에 그럴 수 없는 이 기자는 대신 주말이나 휴가 때는 무조건 야구장으로 향한다고 말했다. 자녀가 없는 맞벌이 부부라 틈만 나면 남편과 함께 야구를 보러 간다고.

  
 ▲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정화 기자. ⓒ 정혜정

야구선수들 만큼이나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장에 많이 드나들어선지 취재기자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도 두산베어스 내야수 손시헌(31)을 꼽는다. 그는 첫 만남에서 손 선수가 대성할 재목이라는 것을 알아봤다고 한다. 

“두산베어스가 2004년 일본 쓰쿠미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 같이 갔어요. 신인 선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한 선수가 창백한 얼굴로 식은땀을 흘리며 뛰어오더라고요. 심한 감기로 훈련에도 빠지고 누워 있었는데 인터뷰가 잡혔다는 말을 듣고 달려왔다는 거예요. 2003년 8월 두산베어스 연습생으로 들어온 손 선수에게 방송사 인터뷰는 놓칠 수 없는 큰 기회로 보인 거예요. 얼굴이 정말 안 돼 보였는데, 끝까지 괜찮다며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인터뷰하던 게 인상 깊었어요. 결국 국가대표 유격수에 두산베어스를 대표하는 타자가 되더군요.”

이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선수도 야구선수 이승엽(35·일본 오릭스)이다.

“지난 2006년 이승엽 선수를 취재했을 때 이 선수가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오바이트가 나올 것 같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도대체 얼마만큼 힘들면 토할 것 같을까 하는 궁금증에 저도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어요. 올해로 4년 째 하고 있는데 이제는 선수들의 마음을 알 것 같아요. 전 제 몸을 만들기 위해서 훈련하지만 선수들은 이걸 하루도 빠짐없이 한다고 생각하니 존경심도 생기고 그들의 고통도 이해할 것 같아요.”

그는 ‘스포츠를 좋아 하고, 많이 알고, 할 줄 아는 것’을 스포츠 기자가 갖춰야 할 자격요건으로 꼽았다. 경기에서 졌을 때 얼마나 분한지, 선수가 재활치료를 끝내고 다시 경기장에 선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전혀 모른다면 선수들과 공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이 기자는 ‘스포츠를 좋아 하고, 많이 알고, 할 줄 아는 것’을 스포츠 기자가 갖춰야 할 자격요건으로 꼽았다. ⓒ 정혜정
스포츠기자로 일하다 보면 가끔 사람들이 갖는 편견에 화가 날 때도 있다고 한다. 지난 6월, 해체 위기에 몰린 용인시청 핸드볼팀에 대해 취재하던 중 용인시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9시 뉴스 끝자락에 방송되는 거면 직원으로 충분하지 시장까지 인터뷰할 필요가 있나’하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스포츠뉴스를 폄하하는 태도였다. 같은 기자들 사이에서도 ‘스포츠 기자는 고민이 필요 없고, 이겼다 졌다만 보도하는 사람들이니 기자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낮춰보는 시각이 없지 않다고 한다. 이런 편견들은 우리 사회에서 스포츠에 대한 생각 자체가 왜곡된 탓이 크다는 게 이 기자의 의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공부를 잘하거나 운동을 잘하거나 둘 중 하나만 뛰어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선지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운동까지 잘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운동선수는 운동만 하도록 교육시스템이 자리 잡혀 있어요.”

당장의 성적보다 균형잡힌 교육 시스템으로 선수들 길러내야

KBS 스포츠뉴스가 기획 방영한 <2010 학교체육 새로운 시작>시리즈는 한국과 일본의 운동부 교육시스템 차이를 대조적으로 보여주었다. 연세대, 고려대와 일본 명문대인 와세다, 게이오 대학의 야구부 졸업생 취업률을 비교해보니 연고대 졸업생 14명 중 절반이 취업을 하지 못하고 ‘백수’로 지내는 반면, 와세다, 게이오 두 대학의 졸업생 73명은 전원이 취업에 성공했다. 그 중 언론사나 공기업에 취직한 경우도 30명이 넘었다. KBS 스포츠뉴스는 한일 대학 야구부 취업률의 이 같은 차이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시스템 유무에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학생들의 체육 학습권과 운동부 선수들의 공부에 대한 학습권, 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일입니다. KBS 스포츠가 앞장서서 바꿔나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KBS 스포츠뉴스가 기획 방영한 <2010 학교체육 새로운 시작>시리즈 중 '한일 대학 야구부, ‘극과 극’ 취업률' 편. ⓒ KBS 홈페이지 
이 기자는 우리 스포츠계의 ‘승리 지상주의’에도 유감이 있다. 지난 5월, 2011년 세계태권도선수권 대회 여자 46kg 이하급에 출전한 국가대표 막내 김소희 선수(17)는 16강전에서 상대방의 발차기를 막다가 왼손 네 번째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뼈가 삐져나온 부상이어서 의사는 ‘수술하지 않으면 손가락 신경이 마비될 수도 있다’며 출전을 만류했다. 하지만 김 선수는 아픔을 참고 시합을 강행했고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한국에 대회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김 선수를 취재한 이 기자는 당시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고 회고했다.

“대단한 정신력을 가진 선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동시에 손가락 마비쯤은 무시해도 될 만큼 금메달이 아니면 안 된다는 승리지상주의에 빠져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한국이 대회 나흘째까지 금메달을 따지 못한 상황에서 이 친구가 어떻게 그만 둘 수 있었겠는가 이해도 되고요.”

그는 당시 언론에서 ‘부상투혼’으로 미화할 수 있었지만 1등 아니면 안 된다는 사고방식이 만연한 한국 스포츠 현실에 답답함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이 기자는 “공영방송의 스포츠기자로서 우리 스포츠계의 문제를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고, 체육이 생활의 일부가 되도록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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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una 2012. 5. 11. 20:27

애절한 연기 펼치고 울어버린 김연아
[스포츠현장] ‘남장 여자’와 ‘감성 여인’ 소화한 아이스 쇼, 관객 열광
2012년 05월 06일 (일) 23:50:42정혜정 기자  smse7728@naver.com

6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 역대 올림픽 챔피언과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권자들이 대거 참가한 ‘이원(E1) 올댓스케이트 2012' 아이스 쇼 사흘째이자 마지막 날 2부 공연에 김연아(22•고려대)가 연보라색의 하늘하늘한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영국 가수 아델의 ‘썸원 라이크 유(Someone Like You)’가 흐르고, 김연아는 이별의 아픔을 겪는 여인이 되어 온 몸으로 애절한 연기를 펼쳤다. 더블 악셀(두 바퀴 반 회전 점프)등 고난도 기술과 특유의 감성 연기가 어우러진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탄성과 함께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환호에 답하던 김연아가 왈칵 눈물을 쏟았다.

  
▲ '썸원 라이크 유' 연기를 마치고 감정이 북받친 김연아 선수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MBC화면 캡처

“글쎄 딱히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오늘이 마지막 공연이고, (감정이) 북받쳐서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공연 후 기자회견에서 김연아는 웃으며 이렇게 설명했다. 9개월 만에 선 무대에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챔피언다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김연아는 뿌듯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이번 공연에서 선수들은 이벤트를 통해 미리 선발된 일반인과 동반 입장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손을 잡고 얼음 위에 오른 팬들은 선수들을 따라 스파이럴(한쪽 발로 활주하기)을 하는 등 보기 드문 장면을 선보였다. 세계적인 스케이터와 국내 피겨 꿈나무들이 적절히 섞인 이번 공연의 출연진은 관객들의 감탄과 응원을 최대로 이끌어낼 수 있는 조합이었다.

  
▲ 김연아 선수는 이번 아이스 쇼에서 2개의 새 갈라프로그램을 선보였다. ⓒ 정혜정

피겨여왕, 보디가드 4명 거느린 ‘보스’로 변신

김연아는 1부에서 검은색 헐렁한 자켓과 딱 맞는 바지에 검은 모자를 쓴 ‘껄렁한 보스’의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다. 에반 라이사첵(27•미국), 패트릭 챈(22•캐나다), 스테판 랑비엘(27•스위스), 김진서(16•오륜중) 등 4명의 남자 선수가 ‘보디가드’로 나왔다. 김연아는 건들건들한 동작과 익살스런 표정으로 ‘찌질하지만 귀여운 남자’를 표현해 관객의 웃음과 환호를 끌어냈다. 캐나다 가수 마이클 부블레의 ‘올 오브 미(All of me)’에 맞춰 스핀(회전)과 스파이럴을 이어가던 김연아가 모자를 가슴에 얹고 이너바우어(허리를 뒤로 젖힌 채 활주하는 기술)를 선보일 때는 관중석에서 특히 큰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연아는 “최대한 남성적이고 파워풀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연습을 많이 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밴쿠버올림픽 남자피겨 금메달리스트 에반 라이사첵은 2007년 김연아가 연기한 ‘록산느의 탱고(El Tango de Roxanne)’를 남성 버전으로 재해석해 연기했다. 위아래 검은색 의상을 입고 얼음판에 나온 라이사첵은 훤칠한 외모에 과감하고 거침없는 점프를 선보여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2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패트릭 챈은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의 작품 ‘매니쉬 보이(Mannish Boy)’를 통해 귀여운 외모 뒤에 숨겨온 남성미를 아낌없이 드러내 큰 박수를 받았다. 챈은 “늘 좋은 반응을 보여주는 한국 팬들 앞에서 ‘매니쉬 보이’를 연기할 수 있어 기뻤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히기도 했다.

쑥쑥 성장하는 김진서 ‘스타성’ 현장 확인

올해 초 열린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김연아 소속사와 계약을 맺은 김진서는 그룹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에 맞춰 매력적인 연기를 펼쳤다. 공연 시작과 동시에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김진서는 관중석으로 손 키스를 날리는 등 천연덕스런 모습으로 ‘스타성’을 드러냈다. 

  

“항상 보기만 했던 공연에 제가 선다는 생각에 한 달 전부터 떨렸어요. 첫 공연인데도 많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셔서 기분이 정말 좋았고요.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연습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김진서가 한 말이다. 김연아는 김진서에 대해 “스케이트를 시작한지 몇 년 안됐는데도 (큰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잘 하고 있다”며 “처음 아이스 쇼에 섰는데도 즐겁게 타는 모습을 보고 너무 뿌듯했다”고 칭찬했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아이스 아크로바틱 공연도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블라디미르 베세딘과 올레세이 폴리슈츄크 팀은 잔잔한 음악 ‘백조의 호수(Swan Lake)’와는 어울리지 않는 우스꽝스런 동작들을 진지하게 연기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파트너의 등을 밟고 어깨 위로 올라가 스케이트 날로 머리를 찍으려는 시늉을 하는 등 아슬아슬한 상황이 펼쳐질 때마다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다양한 볼거리로 관객층 넓히기 성공

이번 아이스 쇼에는 사흘간 2만 5000여 명의 관중이 찾았다. 친구와 함께 왔다는 김경례(63•여•경기도 안양시)씨는 “아이스 쇼에 온 건 처음인데 나이 많은 우리가 즐기기에도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김씨는 기억에 남는 무대로 김진서의 공연을 꼽고 “어린 선수가 떨지도 않고 어찌 그리 잘 하는지, 공연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저절로 업(up)되더라”며 “다음에 아이스 쇼가 열리면 또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친동생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김 모(37)씨는 아이스 쇼를 보기 위해 회사에 연차휴가를 내고 부산에서 올라왔다고 말했다.

“김연아 선수는 피겨의 새로운 기준을 세운 존재죠. 제가 살면서 가장 영감을 많이 받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작년 여름에 아이스 쇼를 본 후 자꾸 생각나서 이번에 다시 오게 됐어요.”

  
▲ 6일 마지막 공연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포토타임을 가진 선수들. (오른쪽 부터) 패트릭 챈, 김진서, 데이비드 윌슨, 김연아, 스테판 랑비엘, (페어팀) 제이미 살레 & 데이비드 펠티에. ⓒ 정혜정

국내 피겨 선수들도 공연장을 찾았다. 이벤트에 당첨 돼 공연 첫 날 2008 유럽피겨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스테판 랑비엘과 동반 입장한 김하은(18•여•수리고)은 “랑비엘 선수가 대기실에서 분위기메이커더라”며 “떨지 말라며 계속 말 걸어주고 재미있게 해줘서 긴장을 풀고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조경아(16•과천중)는 “태릉선수촌에서 연아 언니가 연습하는 것을 봤을 때는 ‘썸원 라이크 유’가 마음에 들었는데, 공연장에서 보니 ‘올 오브 미’가 더 좋았다”고 평하다 “아니, 그냥 연아 언니가 하는 것은 다 좋다”며 웃었다.

‘피겨낙원’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사흘간의 아이스 쇼는 데이비드 게타와 어셔가 함께 부른 ‘위다웃유(Without You)’에 맞춰 선수와 관객이 함께 ‘낙원 댄스’를 추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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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una 2012. 5. 11. 20:23

"연아 선수가 기부하면 우리도 합니다"
변해가는 팬 선물 문화, '쌀 화환 기부 이벤트' 마련
12.05.05 14:27 ㅣ최종 업데이트 12.05.05 14:27 정혜정 (heyuna)
  
▲ 김연아 선수 팬들이 기획한 '쌀 화한 기부 이벤트'.
ⓒ 정혜정
 김연아
팬들의 선물 문화가 바뀌고 있다. 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 옷이나 전자제품, 도시락 등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면 요즘에는 선물을 주는 대상이 스타에서 어려운 이웃들로 확대되고 있다.

그 중 김연아 선수 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 선수의 생일과 올림픽 챔피언으로 등극한 날을 기념해 기부 활동을 해 온 팬들이 이번 아이스 쇼에서도 기부행진을 이어갔다. 4일부터 사흘간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E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 2012'을 맞아 김 선수 팬들의 기특한 마음이 모인 것이다. 김 선수의 팬 카페 '행복한 스케이터 김연아'가 주도한 '쌀 화환 기부 이벤트' 이야기다. 

팬들은 아이스 쇼가 열리기 한 달 전부터 온라인으로 이벤트를 진행했고, 1인당 적게는 1만 원에서 많게는 50만 원까지 기부했다. 총 102명이 동참한 이벤트 모금액은 400만 원이 훌쩍 넘었다. 이벤트 운영진은 모금액으로 쌀 1.2톤을 구매했고, 이 쌀은 아이스 쇼가 열리는 3일간 올림픽공원에 진열했다가 쇼가 끝나는 대로 결식아동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분실을 우려해 현장에는 모형 쌀을 전시해뒀다.

 

쌀 기부 이벤트 준비한 팬들... "김연아 선수 기부 습관 보고 참여"

 

  
▲ 피겨 선수 박소연(좌), 조경아 선수도 이벤트 현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 정혜정
 김연아
쌀 기부 이벤트에 참여한 회사원 홍연옥(38)씨는 "늘 연아 선수의 행동을 배우려고 노력한다"며 "이번 이벤트도 연아 선수의 기부 습관을 함께 실천하면 좋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고 이벤트에 함께 한 소감을 전했다.
 
첫 날 공연은 오후 8시에 시작됐지만 이들은 공연 시작 8시간 전부터 현장에 나와 쌀을 쌓고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이벤트를 준비했다. 피곤할 법도 하지만 이벤트 운영자 중 한 명인 곽성혜(27, 회사원)씨 얼굴에는 뿌듯한 미소가 가득했다. 

"한달 전부터 이벤트를 계획했어요. '실용적이면서 뜻 깊은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쌀 화환' 이벤트를 생각하게 됐어요. 쌀 업체를 선정하고 기부 단체도 알아보고, 1주일에 두 차례씩 모금액을 카페에 보고하느라 피곤하기도 했어요. 아이스 쇼가 끝나면 링거 맞아야 할지도 몰라요(웃음). 그래도 의미 있는 일을 하게 돼 기분이 좋아요."

김 선수는 팬들의 이벤트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 김연아 선수가 첫날 공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있다.
ⓒ 정혜정
 김연아

"아이스 쇼 공연 직전에 (쌀 화환 기부) 소식을 들었어요. 팬 분들께서 매번 제게 특별한 선물을 주시는데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런 팬 분들께 보답으로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2007년 첫 CF를 찍은 김연아는 CF로 얻은 수익 중 1200만 원을 피겨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이후 매년 소년소녀 가장들을 비롯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과 스포츠 유망주를 후원해 '기부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갖기도 했다. 김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이 스타와 함께 기부 문화에 동참하는 것은 공인이 가진 영향력을 뜻깊은 형태로 행사한다는 점에 있어 높이 평가되고 있다. 

by heyuna 2012. 5. 11.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