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KT, 양팀의 올 시즌 다섯 번째 대결의 승기는 SK가 가져갔다. 지난해 열린 세 차례의 '통신사 라이벌 전'은 그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싱거운 승부였다. 

SK는 작년 KT와의 상대 전적에서 3전 3승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부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4라운드 경기에서 SK는 KT에 수모를 당했다. 25점차 대패를 당한 것이다. 그로부터 24일 뒤, 부산에서 다시 만난 두 팀은 몇 차례 경기가 중단될 만큼 뜨거운 신경전과 함께 코트 위의 전쟁을 벌였다.

▲  부산 KT와 서울 SK 경기 점프볼 장면.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1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5라운드 부산 KT소닉붐과 서울 SK나이츠 경기에서 애런 헤인즈와 박상오 등 SK 선수들의 고른 활약 속에 SK가 KT를 상대로 89-77, 12점차 승리를 거뒀다.

1쿼터 초반, 양 팀은 서로 내곽포를 주고 받으며 시작부터 팽팽하게 대결했다. 제스퍼 존슨의 연속 득점에 이어 송영진과 조성민도 필드골을 터뜨리며 KT가 4-8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KT의 리드는 여기까지였다. 이후 박상오가 연속해서 3점포를 쏘아 올렸고, 김선형의 속공까지 더한 SK는 단숨에 역전해 점수차를 6점까지 벌렸고, 4쿼터 마지막까지 KT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헤인즈는 내곽포와 자유투만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갔고 박상오는 시도한 3점슛 네 개를 모두 림에 꽂아 넣으며 친정팀 KT의 기선을 제압했다. SK 선수들은 경기 중 외곽포를 9차례 시도했고 그 중 6번 성공시켰다. 반면 KT는 28차례 3점슛 라인에 섰으나 림을 통과한 횟수는 10회, 성공률은 36%에 그쳤다. 외곽포를 성공시켜 SK와의 점수차를 좁히려 노력했으나 KT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  통신사 라이벌 전에 출전한 SK나이츠 김선형 선수(왼쪽)와 KT소닉붐 조성민 선수.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2쿼터 이후 SK가 줄곧 10점 이상 앞서 나갔다. 점수 차를 더 벌리려는 SK와 따라 잡으려는 KT. 통신사 라이벌 간의 신경전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경기 후반에는 선수들끼리 마찰을 빚어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3쿼터 후반, 조성민을 수비하던 변기훈이 파울을 범했고, 이에 조성민이 언짢은 모습을 보이자 김민수가 조성민에게 다가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경기 종료 20초 전에는 리바운드 싸움을 벌이던 김민수와 민성주가 몸을 부딪히며 대립했다. 승부의 추는 기울어진 상황이었으나 라이벌 간의 신경전은 끝까지 불꽃을 튀었다.

▲  부산 KT vs. 서울 SK 경기 장면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팀 패배로 KT 선수들의 활약은 빛을 바랬다. 존슨은 SK의 압박 수비를 뚫고 출전 선수 중 최다득점인 30점과 함께 리바운드 15개를 잡아냈다. 18분간 출전한 포워드 오용준은 팀이 고전할 때마다 3점슛을 성공시키며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오용준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18득점을 기록하며 동분서주했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5연패에 빠진 KT는 7위(17승 25패)로 한 계단 내려 앉았다.

한편 이날 경기 승리로 팀 창단 이후 최다인 33승을 달성한 SK(종전기록 32승, 99~00시즌, 01~02시즌)는 6연승을 이어가며 정규리그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경기 기록]
부산 KT 소닉붐 vs. 서울 SK 나이츠 (2월 1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관중 2,369명)
KT 77 – 89 SK (12-19, 18-22, 22-25, 25-23)

주요 활약 선수 기록
▲ KT
제스퍼 존슨: 30득점, 15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 
오용준: 18득점, 2리바운드, 1리바운드, 2어시스트
조성민: 15득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 SK
애런 헤인즈: 24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
박상오: 14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코트니 심스: 13득점, 5리바운드

by heyuna 2013. 2. 14. 14:25


▲  2012-2013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5라운드 KT vs. KCC 전 경기 모습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홈경기 연패에서 벗어나겠다는 KT와 2연패 고리를 끊겠다는 KCC의 '연패 탈출' 대결에서 KCC가 김효범의 30득점을 앞세워 78-73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6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5라운드 부산 KT와 전주 KCC 경기에서 KCC의 가드 김효범이 올 시즌 자신의 최다 득점인 30점에 성공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  후반전을 앞두고 김효범 선수가 코트 위에 나와 슛 연습 중이다.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김효범의 플레이는 경기 시작부터 빛났다. 3점포로 KCC의 경기 첫 득점을 신고한 김효범은 1쿼터에 시도한 모든 슛(2점슛 3개, 3점슛 1개, 자유투 1개)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KCC가 1쿼터에 기록한 19점 중 김효범이 10점을 책임졌다.

2쿼터에도 그의 활약은 계속됐다. 전반전 양 팀의 최다 점수차는 5점. 박빙의 승부가 이어졌고 그때마다 김효범은 내·외곽 가리지 않고 슛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 말 SK에서 이적한 김효범은 KCC 주전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전반에만 20점을 몰아넣었다. 경기 전반, 김효범이 고군분투하는 내내 상대적으로 활약이 미미했던 KCC 선수들이 후반전,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겁없는 신인 박경상과 2월 1일 제대 후 두 번째 경기에 출전한 강병현이 그 뒤를 받쳤다. 전반전 내내 외곽포 하나만을 성공한 박경상이 3쿼터가 되자 달라졌다. 박경상은 3쿼터에만 3점슛 4개를 시도해 모두 림에 꽂아 넣는 등 13점을 올렸다. 강병현은 속공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3점포 하나를 포함해 13득점을 기록해 '돌아온 고참'으로서 그 몫을 다 하기 위해 코트 위를 누비고 다녔다.

연패 탈출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코트 위에 선 양 팀의 대결은 불꽃 튀었다. 경기 내내 최다 점수차가 '8점'일 만큼 두 팀은 서로 점수를 주고받으며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장재석이 레이업 슛을 시도하면 김효범이 필드골로 대응했고, 민성주가 내곽포를 성공하면 강병현은 속공으로 응수했다. 계속되는 접전 속에서 KCC가 근소한 리드를 이어 갔고, 마침내 소중한 1승을 거뒀다. 이번 경기로 1승을 추가했지만, KCC는 8승 30패로 여전히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  경기 전 슛 연습 중인 KT 서장훈 선수.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허재 감독은 제대 후 팀에 적응하고 있는 강병현에 대해 "상무에서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색한 면이 있는데 체력을 끌어올린다면 남은 경기 잘할 수 있을 것"이고 "박경상 선수는 득점력 있고 잘하는 선수지만 코트 위에서 지시한 것만 하는 경향이 있는데, 잘 가르쳐 나가겠다"며 팀 에이스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경기 승리로 KCC는 KT와의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3승 2패로 앞서 나가게 됐고, KT는 홈 경기 연패 사슬을 끊기 위해 오는 9일 서울 삼성을 홈으로 불러들여 경기를 펼친다.

▲  경기 전 KCC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  경기 전 KT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경기 기록]
부산 KT vs. 전주 KCC (2월 6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관중 1,511명)
KT 73 – 78 KCC (17-19, 15-17, 20-24, 21-18)

주요 활약 선수 기록

▲ KT
민성주: 16득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
조성민: 13득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제스퍼 존슨: 14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

▲ KCC
김효범: 30득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
박경상: 18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
강병현: 13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by heyuna 2013. 2. 7. 16:26

K리그 우승팀과 FA컵 챔프의 경기인 만큼 팽팽하게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다. 포항이 전반전에만 네 골을 성공시키며 일찌감치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주전을 빼고 1.5군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한 서울은 베테랑 선수들이 나선 포항의 맞수가 되지 못했다.

2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3라운드 경기에서 FC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인 포항 스틸러스는 조찬호의 해트트릭 활약에 힘입어 5-0 완승을 거뒀다.

선제골은 비교적 이른 시간에 터졌다. 전반 11분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골문 앞에 있던 김광석이 왼발로 살짝 밀어 넣었다. 전반 20분 터진 추가골 기회는 황진성이 만들었고 황진성이 완성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에게 밀려 넘어진 황진성이 페널티킥 찬스를 얻어냈고 골키퍼 김용대를 속여 골을 만들어냈다.

시즌 11호 골을 성공시킨 황진성은 개인 통산 40골-51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통산 열네 번째로 40(골)-40(도움)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됐다. 황진성은 양손 엄지손가락을 접어 숫자 4를 만든 뒤 40-40클럽 가입 자축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전반 26분 포항이 또 한번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박성호가 헤딩으로 조찬호에게 연결했고, 수비를 따돌린 조찬호가 헤딩슛으로 쐐기골을 만들었다.

3분 뒤 조찬호의 연속골이 터졌다. 황진성-박성호-조찬호로 연결되는 환상적인 조합이었다. 역습 찬스, 황진성이 페널티박스로 달려가던 박성호에게 공을 넘겼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 패스였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이 되자 박성호는 다시 조찬호에게 공을 넘겼고, 조찬호가 깔끔하게 마무리해 포항의 네 번째 골을 꽂아 넣었다.

조찬호의 활약은 후반전에도 계속됐다. 후반 17분, 드리블로 공을 점유해온 조찬호가 이명주에게 패스한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뛰어 들었다. 이명주로부터 다시 공을 넘겨받은 조찬호가 수비를 무너뜨리고 그대로 슛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리그 4, 5, 6호 골을 한 경기에서 만들어 낸 조찬호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서울의 마지막 추격 의지까지 꺾었다.

이날 경기 승리로 포항은 7경기 무패(4승 3무)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서울은 21일 제주전 승리로 K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이후 25일 리그 2위 전북을 상대로 승리하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선전했으나 포항전 패배로 주춤하는 모양새가 됐다. 서울은 내달 2일 부산아이파크를 홈으로 불러들여 K리그 우승팀 자존심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by heyuna 2012. 11. 29. 21:25

서울이 K리그 왕좌를 탈환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위해 매직넘버 '1'을 남기고 제주와 맞붙은 서울은 정조국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2010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K리그 정상에 올랐다.

2위 전북과 승점차 10점을 유지한 서울은 남은 네 경기 중 1경기 이상 승리하면 자력 우승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서울에게 1승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1라운드 경기에서 제주유나이티드를 홈으로 불러들인 FC서울은 전반 36분 정조국의 결승골에 힘입어 1승을 추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우승을 향한 서울의 열망과 제물이 되지 않겠다는 제주의 의지로 인해 경기는 시작부터 팽팽하게 진행됐다. 전반 6분 하대성이 얻어낸 프리킥을 김진규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제주 골키퍼 전태현의 선방에 막혔다. 5분 뒤 제주가 반격에 나섰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자일이 올린 크로스를 산토스가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볼은 김용대 정면을 향했다.

전반 31분 제주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골키퍼와 경합한 뒤 비어있는 골대를 향해 날린 산토스의 슛을 김진규가 헤딩으로 막아냈다. 이어 흘러나온 공을 서동현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으나 공은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서울에게는 가슴 철렁한 순간이었다.

위기 뒤 기회가 오는 법. 전반 36분 서울의 선제골이 터졌다. 김주영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흘러나오자 골문 앞에 있던 정조국이 볼을 차지해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후 제주는 서동현이 서울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고 슈팅을 시도하는 등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갔으나 끝내 골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정조국의 골을 지켜낸 서울은 이날 경기 승리로 K리그 우승 확정뿐 아니라 2008년 8월 27일부터 계속된 제주전 무패 행진(10승 5무)을 이어가게 됐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인 전북 현대는 같은 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전반전에만 세 골(27분 고창현·42분 마라냥·46분 마라냥)을 내줘 패색이 짙었으나 후반전 이동국의 활약으로 3-3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2골 1도움을 기록한 이동국은 지난 17일 열린 포항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2득점을 올렸다. 또한 K리그 개인 통산 141골을 기록하며 대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by heyuna 2012. 11. 22. 13:42

▲  사직구장에서 롯데자이언츠를 응원하고 있는 여성팬들.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도루를 시도하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를 저지하기 위해 두산 베어스 투수가 견제구를 던지자 롯데 관중석에서 외마디 외침이 터져 나왔다. 

"마! 마! 마!"('이놈아'의 준말 '인마'를 다시 줄여 쓴 말)

3루 뒤 관중석에서 두산 팬들이 송창식의 노래에 맞춰 답한다.

"왜~ 불러~!"

2만 가까운 관중이 "마"를 외치는 함성도 위협적인 욕으로 들리지는 않는다. 여성들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 노래를 부를 때도 부산 '아재들'의 거친 목청에 '아지매들'의 알토와 여고생들의 소프라노까지 합창을 이뤄 경기장 안팎으로 울려 퍼진다. 이곳이 바로 영국 공영방송 BBC까지 소개한 야구 응원의 메카, 사직구장이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30년 만에 관중 700만 시대를 열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 한국 야구가 국제대회에서 선전하고, 박찬호·이승엽 등 해외파 선수들이 한국 프로야구에 복귀하자 경기장을 찾는 관중 수는 점점 늘어났다. 여성 관중이 차지하는 비율도 커지고 있다. SMS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야구장을 찾은 관객 중 여성의 비율은 39.2%에 달했다. 20%를 넘지 못하던 7년 전에 견줘봤을 때 2배로 늘어난 수치다. 

"축구장 찾는 게 삶의 유일한 활력소"

축구도 다르지 않다. 2002 한일월드컵 개최 이후 김남일·안정환 같은 선수들이 국민적 관심을 끈 데 이어 2012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목에 건 뒤 국가대표 선수에 대한 관심은 프로축구 K리그로 이어지고 있다. 

조현진(30·회사원·부산 수영구)씨는 부산 아이파크 소속이던 송종국이 2002 한일월드컵을 치른 뒤 페예노르트 로테르담(네덜란드)으로 이적을 앞두고 고별경기를 치를 때 처음 축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당시 경기 상대는 포항 스틸러스였어요. 그 경기가 제게는 K리그 첫 관전이었어요. 이전에는 국가대표 경기 정도만 챙겨봤는데 부산에도 지역팀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뒤 자연스레 부산 아이파크를 응원하게 됐어요. 웬만하면 홈 경기는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는 편이에요."

오후 8시에 퇴근해 집에 도착하면 10시. 여가 생활을 즐기기 빠듯한 그에게 축구는 유일한 활력소였다. 축구를 보지 않으면 허전하다는 그는 텔레비전 중계가 적은 K리그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기 시작했다.

"K리그 경기는 텔레비전 중계가 드물어 인터넷으로 봐야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게 보느니 직접 경기장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오게 됐어요. 응원하는 것도 재미있고 선수들 경기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취미도 있고요."

예전엔 담배도 많이 피우고 분위기 험악했지만

▲  11월 8일, 구서여자중학교 학생들이 '2012 아시아 시리즈'에 참가한 롯데자이언츠 경기를 보기 위해 사직구장을 찾았다.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공중파와 케이블스포츠 채널에서 시즌 전 경기를 중계해주는 야구팬들도 비슷한 이유로 경기장을 찾는다. 안방에서 중계를 보는 것보다 현장 응원 분위기를 직접 느끼기 위해 경기장으로 오는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롯데 자이언츠 팬이었다는 조보경(15·구서여중2·부산 금정구)양은 "시즌 중 한 달에 네 번은 가족들과 야구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텔레비전 중계로 보면 자세하고 좋지만, 사직구장은 분위기가 좋아요. 그리고 경기 끝나고 선수들 퇴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고요. 예전에는 아저씨들이 담배도 많이 피우고 분위기가 험악해서 응원하기 불편했는데요... 요즘에는 그런 게 사라져서 응원하기 좋아요."

27년째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고 있다는 신달숙(43·자영업·부산 동구)씨도 "20년 전에는 롯데가 지면 라면 국물을 던지고 욕설이 난무하는 등 경기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오는 게 꺼려졌지만, 지금은 남성적이었던 응원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 편한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는다"고 전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관중들 인식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경기장 내부에서 흡연을 금한 뒤 아이들도 야구장에 데리고 다니는데요. 다 같이 응원가를 따라 부르며 함께하는 모습이 교육적으로도 좋은 것 같아서 자주 찾고 있어요."

함께 온 신경희(43·주부·부산 서구)씨도 "예전에는 여성 관중이 적어 야구장에 와도 제대로 환호성을 지르지 못했지만 요즘은 같이 응원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 많은 부산 아이파크는 '아이돌 파크'

▲  11월 11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vs 경남 경기를 찾은 부산아이파크 팬들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여성 스포츠팬의 증가는 응원 문화뿐 아니라 구단의 마케팅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SK와이번스는 송구·타격 등 야구 기본기를 SK 선수 출신에게 직접 배우는 '여성 야구교실'을 열어 여성 팬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두산 베어스는 2009 시즌부터 매월 1회 특정 목요일을 '퀸스데이(Queen's Day)'로 지정해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퀸스데이'에 여성 관중들은 블루 지정석 이하 입장권을 2000원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뽑힌 관중은 선수들과 포토타임을 갖는 등 다양한 혜택을 맛볼 수 있다. 구단 차원의 이벤트는 팬심의 변두리에 있던 여성 관중들을 끌어모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여성 관중은 대개 선수에 대한 관심이 종목과 소속팀으로 이어져 경기장을 찾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여성 관중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각 구단은 온 힘을 쏟고 있다.

선수층 나이가 어리고 빼어난 외모를 가진 선수들이 많아 '아이돌 파크'라 불리며 여성 관중을 흡수하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 6월 팬 100여 명과 선수단이 함께 놀이공원에 가 사진도 찍고 놀이기구를 타는 등 서로에게 잊지 못할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날 참여한 팬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부산 아이파크의 여성 서포터즈 '이지스'에서 활동하는 조영화(23·부경대 법학과)씨는 "여성 팬이 많은 만큼 여성 서포터즈가 있다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이지스'를 창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3일 전북전 때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했어요. 20명이면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지금 '이지스' 팔로어 수가 900명이 넘었어요. 중·고등학생부터 3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요. 경기를 보러 서울서 오는 팬도 있어요."

사비로 제작한 홍보자료를 돌리며 서포터즈를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인 그에게는 '축구 전문가' 느낌이 풍기지만 사실 그는 1년 전만 해도 K리그가 있는지도 몰랐단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보고 K리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연고지 부산에도 축구팀이 있다기에 경기장을 찾았어요. 중계로 보는 것과 현장은 너무 달랐어요. 어떤 감정인지는 모르겠는데 현장에서 축구를 본 뒤 앞으로 축구장에 안 오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오고 있어요."

'이지스' 회원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팬과 선수 사이 벽을 허물고, 경기장에 오기 전 다른 팬과 당일 경기 관전 여부 등 정보를 주고받으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여성 관중 한 명은 잠재 관중 서너 명"

▲  부산아이파크 여성서포터즈 '이지스' 회원들.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과거와 달리 커뮤니케이션 환경과 이야기 소재가 풍부해진 게 여성을 스포츠로 끌어오는 데 한몫했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을 활용해 경기나 그 밖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고, 커뮤니티를 통해 스포츠를 소재로 한 스토리 텔링과 이슈 소비 등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렇게 되면서 스포츠가 일종의 엔터테인먼트 소재가 된 게 여성 팬 증가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어 그는 "경기 규칙 등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더라도 경기장에서 함께 응원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환경과 구단 측의 다양한 이벤트로 여성 관중이 늘어났다"며 "여성 팬이 불편하지 않도록 장기적으로 경기장 시설과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게 프로 스포츠 발전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축구는 2002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인프라가 크게 개선됐고, 야구는 구단 마케팅 효과로 경기장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경기장 분위기가 좀 더 가족적인 환경으로 바뀌면서 경기장 문화 자체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경기장을 찾는 것은 스포츠마케팅과 스포츠 문화에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여성 한 명은 관중 하나가 아니라 잠재 관중 서너 명 증가의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이 경기장을 찾으면서 가족 단위로 관람할 수 있는 분위기와 시설을 만드는 게 프로 스포츠의 활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by heyuna 2012. 11. 22. 13:41

'1위 서울과 승점 좁히기'에 나선 전북이 우세한 경기를 펼칠 것이란 예상을 깨고 포항에 2-3 패배를 당했다.

1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40라운드' 경기서 전북 현대를 상대로 홈 경기를 펼친 포항 스틸러스는 전반 11분 동안 두 골을 몰아넣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른 시간, 포항의 발끝에서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6분 신형민의 크로스를 받은 고무열이 슈팅 타이밍을 놓치자 볼을 황진성에게 패스했다. 수비 라인을 뚫은 황진성이 슈팅으로 연결해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추가골은 포항의 역습 상황에서 나왔다. 전반 11분, 전북의 공을 가로챈 황진성이 조찬호에게 공을 넘겼고, 조찬호의 패스를 받은 고무열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득점으로 연결했다. 역습 이후 단 두 번의 패스로 완성한 완벽한 골이었다.

남은 경기 승리가 절실한 전북 역시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포항의 추가골이 터지고 3분 뒤, 전북의 해결사 이동국이 만회골을 뽑아냈다.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은 전북은 에닝요를 키커로 내세웠다. 에닝요의 킥은 문전 앞에 있던 이동국의 머리 위로 정확하게 배달됐고 이동국이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하나은행 FA컵' 우승으로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한 포항 입장에서는 급할 것 없는 경기였지만 선수들의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전반전 내내 전북과 공격을 주고 받던 포항은 전반 41분, 팀의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페널티박스 안 좁은 공간에서 포항의 수비를 제치고 네 번의 패스를 연속으로 성공시킨 포항은 마지막 패스를 슛으로 연결했고 슛은 득점으로 이어졌다. 혼전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슛을 성공시킨 주인공은 이명주였다. 포항은 전반에만 세 골을 성공시키며 낙승을 예고했다.

후반과 함께 시작된 전북의 '닥공'

후반전,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이 시작됐다. 전북은 김신영을 투입해 공격력 강화에 주력했다. 후반 29분 박희철이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전북이 유리한 상황에 놓였으나 포항의 골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김신영과 김정우의 골이 번번이 골대를 빗겨갔다. 희망의 불씨를 살린 주인공은 역시 이동국이었다.

후반 37분 전광환의 크로스를 받은 이동국이 오른발 슛을 날렸다. 신화용 골키퍼가 손 쓸 틈도 없이 포항의 골대로 꽂힌 전북의 추가골은 이동국 개인 통산 139번째 골로 기록됐다.

전북의 공격이 이어졌으나 시간은 더 이상 공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수적 열세에도 세 골을 터트리고 골문을 지킨 포항이 승리를 가져갔다. 최근 4경기 3승 1무로 무패 행진 중인 포항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추가해 수원을 누르고 리그 3위로 올라섰다. 포항은 21일 부산을 상대로 원정 경기에 나서 기분 좋은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by heyuna 2012. 11. 17. 17:58

한국은 '돌아온 최강희의 남자' 이동국의 선제골에도 호주에 전반 43분 동점골, 후반 43분 역전골을 허용해 올해 마지막 A매치를 역전패로 마무리했다.

지난 14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호주와 맞붙은 한국은 선취골을 따내며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장악하는 듯했으나 전·후반 종료 직전에 골을 허용해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1-2 역전패를 당했다.

전반 11분, 페널티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이승기의 정확한 크로스를 이동국이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호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로 이동국은 A매치 94번째 출전 경기에서 30호 골 기록을 세웠다.

선제골에 이어 전반 16분, 프리킥 키커로 나선 황진성이 위협적인 슛을 날렸으나 호주 수비벽에 부딪혀 아쉽게 골대를 벗어났다. 2분 뒤 하대성이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등 한국은 계속해서 공격 찬스를 만들어갔다.

역대 전적 6승 9무 7패로 호주 우세, 호주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한점 뒤지고 있던 호주는 경기 중반부터 흐름을 리드하며 몇 차례 역습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37분, 니키타 루카비츠야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드리블 돌파한 뒤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 바깥 그물을 스쳐 지나갔다. 전반 종료 2분 전, 집중력이 떨어진 한국의 수비를 루카비츠야가 놓치지 않았다.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받은 루카비츠야는 비어있는 공간에서 왼발 슛을 시도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전반전을 1-1로 마무리한 두 팀은 결승골을 위해 후반전, 더욱 고군분투했다. 한국은 김창수·최재수·황석호 등을 교체투입해 다양한 수비진 조합을 실험하기도 했다. 후반전 내내 몇 차례 유효 슈팅을 이어가며 공격을 주고 받던 두 팀은 경기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승부의 균형을 깨뜨렸다.

후반 43분, 프리킥 찬스에서 이어진 호주의 첫 번째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흘러나온 공을 호주가 따내 슈팅을 날리려던 순간, 오프사이드라고 판단한 한국 선수들은 부심의 깃발이 올라가기만 기다리고 있을 뿐 수비에 집중하지 않았다. 그 사이 골 문 앞에 떨어진 공을 로버트 콘스와이트가 골대 안으로 살짝 밀어 넣으며 역전 골을 성공시켰다.

지난 10월 17일 이란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 명단에서 빠졌던 이동국은 이날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지키며 선제골을 성공시키는 등 90분간 경기장을 누볐지만 추가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한 채 경기를 끝내야 했다.

최강희 감독은 호주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박주영·기성용 등 유럽파 선수를 제외한 K리거를 중심으로 선발했다. 승패에 부담 없는 평가전이었던 만큼 이날 경기에는 선수 명단 18명 중 정성룡(골키퍼)을 제외한 17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에 올라 기량을 평가 받았다.

호흡을 맞춘 시간이 적었던 만큼 패스미스로 인한 상대 역습 허용, 무너진 수비라인 등 곳곳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내년 3월 재개되는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문제점만 보완한다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도 기대해볼 만하다.

by heyuna 2012. 11. 15. 01:19

알 아흘리를 홈으로 불러들인 울산이 4만2천여 명의 관중 앞에서 3골을 폭발시키며 '2012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전반 12분 곽태휘의 선제골로 산뜻하게 경기를 시작한 울산 현대는 후반 22분 하피냐의 추가골과 7분 뒤 터진 김승용의 쐐기골로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를 3-0으로 대파하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1983년 클럽 창단 이후 처음으로 차지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다.

▲  알 아흘리를 3-0으로 제압한 울산 현대가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SBS ESPN 화면캡처

관련사진보기


울산의 우승으로 K리그는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클럽챔피언십을 포함해 통산 10번째로 아시아 챔피언을 배출했다. 또한 조별리그부터 이어진 12경기에서 무패(10승 2무)를 기록한 울산은 역대 네 번째로 '무패 우승' 타이틀도 거머쥐기도 했다.

결승전다운 팽팽한 긴장감은 없었다. 울산은 경기 초반부터 흐름을 주도해 나갔다. 경기 시작부터 볼 점유율을 높여간 울산을 전반 12분 세트피스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상대방의 반칙으로 얻어낸 프리킥 상황, 김승용이 키커로 나섰다. 페널티박스 왼쪽 외곽에서 올린 김승용의 킥을 문전 앞에 있던 곽태휘가 헤딩으로 연결해 알 아흘리 골망을 흔들었다.

비교적 일찍 선취골을 터뜨린 울산은 경기 중반 집중력이 떨어져 몇 차례 패스미스를 범하기도 했지만 동점골을 허용하지 않은 채 전반전을 마무리 했다. 후반전 들어서도 곽태휘, 이근호, 김신욱을 중심으로 한 울산은 공격의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기다리던 추가골은 후반 22분 에스티벤의 발 끝에서 시작됐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에스티벤이 올린 크로스를 김신욱이 헤딩으로 받아 하피냐에게 연결했고 하피냐의 머리를 스친 골은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7분 뒤, 첫 골 어시스트를 기록한 김승용이 이번에는 직접 골문을 두드렸다.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에서 이근호가 올린 크로스를 김승용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김승용의 쐐기골로 승부의 균형을 완전히 깨뜨린 울산은 남은 시간 유효슈팅을 몇 차례 더 만들어내는 등 활발한 공격을 이어가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  세번 째 쐐기골을 넣은 뒤 말춤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는 울산 선수들
ⓒ SBS ESPN 화면캡처

관련사진보기


승장 김호곤 감독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살린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축구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기쁜 날"이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곽태휘가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고, 12경기에 출장해 4골 7도움을 기록한 이근호가 대회 MVP로 선정됐다. 또한 이번 대회 우승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2012' 출전 자격을 얻은 울산은 아시아 대표로 대회에 참가해 나머지 5개 대륙 클럽 챔피언들과 자웅을 겨룬다.

울산을 포함해 첼시(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코리치안스(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 오클랜드 시티(O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각 리그 우승팀과 개최국 일본 J리그 우승팀 등 총 7개 팀이 참가하는 'FIFA 클럽월드컵 2012'는 내달 6일부터 16일까지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과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by heyuna 2012. 11. 12. 00:01

▲  2012-2013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2라운드 KT vs. 동부 전 경기 모습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동부가 신인들의 맹활약과 노장 투혼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KT의 연승 행진을 막았다.

부산 KT는 지난 6일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2라운드 원주 동부와의 홈 경기에서 1쿼터에만 3점슛 3개를 성공시키며 기선을 제압하는 듯했지만, 2쿼터에 8득점에 그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 동부에 71-83으로 패했다.

KT는 김현수의 3점슛으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김현수가 3점슛에 이어 내곽포까지 성공시키며 연속 득점에 성공했고, 조동현도 외곽포 하나를 림에 꽂아 넣었다. 데이비스와 존슨·장재석까지 득점포를 가동하며 KT는 4연승 행진에 청신호를 켜는 듯했다. 

동부, 외곽포·덩크슛으로 2쿼터에만 24득점

점수 차를 9점까지 벌리며 경기를 리드하던 KT는 2쿼터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KT는 2쿼터에 3점슛 4개를 시도했지만 모두 성공시키지 못했다. 반면 동부는 센슬리가 3점포 두 개를 득점으로 연결시키고, 이승준도 투 핸드 덩크 등 9득점을 기록하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8득점에 그친 KT에 비해 동부는 2쿼터에만 24점을 몰아넣어 점수 차를 15점으로 벌리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3쿼터. KT의 특급 신인 김현수가 다시 한 번 3점슛을 성공시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맏형 서장훈도 부상 투혼으로 힘을 보탰다. 3쿼터 10분 내내 코트를 누빈 서장훈은 거친 몸싸움과 함께 골밑슛을 두 차례 성공 시켰다. 3쿼터에 20점을 득점한 KT, 하지만 동부는 KT의 추격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최윤호와 이광재가 3점슛으로 분위기를 동부 쪽으로 돌리면 이승준이 덩크슛으로 KT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동부는 3쿼터에 25점을 득점했다. 45-65, 점수 차는 20점까지 벌어졌다. 

관중 4893명. 일방적인 홈 팬들의 응원 속에서 KT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KT는 4쿼터에만 3점슛을 6번 시도하며 큰 점수 차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 신인 장재석이 리바운드 6개를 잡아내 공격 기회를 살렸고, 데이비스는 골밑슛과 자유투 성공으로 7점을 보탰다. KT는 4쿼터에 26점을 기록하는 등 뒷심을 발휘했지만 2쿼터부터 크게 벌어진 점수 차를 뒤집지는 못했다.

김주성, 정규리그 통산 7800득점 돌파

서장훈의 부상 투혼이 KT에 힘을 보탰다면, 동부에는 노장 투혼 김주성이 있었다. 지난 6일 경기에서 33세의 김주성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시간을 코트에서 소화했다. 34분 28초 동안 코트를 누빈 김주성은 이날 10득점을 기록해 프로농구연맹(KBL) 통산 다섯 번째로 7800득점을 돌파한 선수로 기록됐다.

한편, 이날 경기 패배로 4연승 고지를 점령하지 못한 부산 KT는 4승 7패를 기록해 리그 7위를 유지했으며, 리그 9위로 하위권에 머물던 원주 동부는 1승을 더해 2연승을 기록, KT와 함께 공동 7위에 올랐다. 

▲  동부 이승준 선수가 동료 이광재 선수와 함께 준비 운동 중이다.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  KT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  동부 김주성 선수가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코트에 쓰러져있다.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  2012-2013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2라운드 KT vs. 동부 전 경기 모습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  2012-2013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2라운드 KT vs. 동부 전 경기 모습
ⓒ 정혜정

관련사진보기


[경기 기록]
부산 KT vs. 원주 동부 (11월 6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 관중 4893명)
KT 71 – 83 동부 (17-16, 8-24, 20-25, 26-18)

주요 활약 선수 기록
▲ KT
김현수: 13득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브라이언 데이비스: 13득점, 11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
장재석: 8득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 동부
줄리안 센슬리: 21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이승준: 18득점, 7리바운드, 1스틸
김주성: 10득점, 1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

by heyuna 2012. 11. 7. 17:19

리그, 컵대회를 통틀어 2010년 7월 28일 이후 수원을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서울이 마침내 7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지난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8라운드 경기에서 수원삼성블루윙즈를 홈으로 불러들인 FC서울은 전반 23분 이상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40분 정조국의 동점골에 힘입어 1대 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K리그 슈퍼매치'답게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전반 2분 몰리나가 수원의 수비를 제치고 왼발 슛을 날렸으나 수문장 정성룡의 펀칭에 막혔다. 흘러나온 볼을 고병진이 발리슛으로 연결했으나 공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선제골은 수원의 발에서 나왔다. 전반 23분 라돈치치의 크로스를 받은 이상호가 서울의 수비를 따돌리고 날린 오른발 슈팅이 골 기둥을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서울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 종료 8분전 페널티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차올린 몰리나의 프리킥이 골문 안으로 향하는 듯 했지만 정성룡의 선방에 막히기도 했다.

전반 추가시간 에스쿠데로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손을 사용한 양상민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10명으로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 수원 선수들은 후반전 내내 체력 부담을 안고 뛰어다녔다. 수적 우위, 기회를 잡은 서울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21분 몰리나와 교체 투입된 정조국이 4분 뒤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데얀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왼쪽으로 살짝 비껴갔다. 후반 40분 정조국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하프라인에서 하대성이 날린 긴 패스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떨어졌다. 공을 받은 정조국이 오프사이드라인을 무너뜨리고 슛을 날렸다. 수원의 골망이 흔들렸다. 2년 만에 나온 수원전 골이었다.

이후 공격찬스를 살리지 못한 두 팀은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1대 1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지난 2010년 8월 28일 수원에게 4대 2로 패한 이후 수원을 상대로 6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를 당했던 서울에게 1득점 무승부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선방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였던 이번 경기에서 승점 1점을 얻은 서울은 24승 9무 5패(승점 81)로 리그 1위를 유지해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으며 수원은 19승 10무 9패(승점 67)로 리그 3위를 지켜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by heyuna 2012. 11. 5. 18:39
| 1 2 3 4 5 ··· 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