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아이스 쇼에 '신사의 품격'이 뜬다
야구딘, 랑비엘, 챈, 쥬베르 남자 월드 스타 총출동
12.07.16 16:14 ㅣ최종 업데이트 12.07.16 16:14 정혜정 (heyuna)

한국 남성판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라는 평가를 받으며 여름 주말 저녁 안방을 사로잡고 있는 SBS <신사의 품격>이 연일 20%가 넘는 시청률로 고공행진 중이다. 종영인 20회까지 4회분을 남겨놓은 불혹의 꽃중년 네 명이 만들어가는 로맨틱 드라마. 브라운관에 김도진, 임태산, 최윤, 이정록이 있다면 얼음 위에는 야구딘, 챈, 랑비엘, 쥬베르가 있다. 7월 말 우리 곁을 떠나는 신사들의 빈자리를 채워줄 세계적인 피겨 스타들이 한국을 방문한다.

  
▲ 피겨계의 신사들이 김연아 아이스 쇼를 찾는다. 야구딘, 랑비엘, 챈, 쥬베르, 김연아(위), 장동건, 김민종, 김수로, 이종혁, 김하늘(아래)
ⓒ 올댓스포츠, 정혜정, SBS 홈페이지
 김연아


김연아 소속사 ㈜올댓스포츠(대표 박미희)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8월 24일부터 사흘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삼성 갤럭시SⅢ★스마트에어컨Q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 출연진을 공개했다. 김연아(22•고려대), 조애니 로셰트(26•캐나다), 키이라 코르피(24•핀란드), 라우라 레피스토(24•핀란드)가 포함된 여자 싱글 선수 4명, 알렉세이 야구딘(32•러시아), 패트릭 챈(23•캐나다), 스테판 랑비엘(27•스위스), 브라이언 쥬베르(28•프랑스)을 비롯한 남자 싱글 선수 4명, 페어팀 타티아나 토트미아나-막심 마리닌(러시아), 알리오나 세브첸코-로빈 졸코비(독일) 등이 출연진 명단에 올랐다. 

이 중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야구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야구딘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같은 해 그랑프리파이널과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에 오른 러시아 피겨 황제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 4회 우승(1998, 1999, 2000, 2002), 유럽선수권대회 3회 우승(1998, 1999, 2002)이라는 업적을 남기고 지난 2003년 11월 은퇴한 이후 아이스 쇼 무대에 서고 있다. 야구딘은 이번 올댓스케이트 아이스 쇼에 첫 출연한다.

  
▲ 러시아 피겨황제 알렉세이 야구딘이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를 찾는다.
ⓒ 올댓스포츠
 야구딘


2010년 여름 올댓스케이트 아이스 쇼가 처음 개최된 이후 꾸준히 참가하고 있는 랑비엘이 이번 아이스 쇼에도 출석 도장을 찍었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은메달 리스트인 동시에 아이스 쇼 분위기 메이커인 랑비엘은 매 공연 때마다 환상의 스핀을 보여주며 한국 팬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김연아의 친구 패트릭 챈의 방문도 한국 여성 팬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2012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챔피언인 그는 귀여운 외모 뒤에 숨겨진 뛰어난 스케이팅 실력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곤 한다. 2010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 등 매년 한 차례씩 올댓스케이트 아이스 쇼를 찾는 쥬베르가 이번에는 서머 아이스 쇼를 택해 '미남 스케이터 4인방'의 구색을 맞췄다.

'돈 많고 빽도 있는' 네 신사의 주목을 받는 '윤리 여신' 서이수 역은 '피겨 여왕' 김연아가 맡았다. 김연아는 이번 올댓스케이트 아이스 쇼에서 '비주얼 되고 실력 있고 인기 많은' 네 남자의 집중 관심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아이스 쇼가 열릴 때마다 국내 팬들에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공개한 김연아는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 김연아 선수가 아이스 쇼에서 갈라프로그램을 연기하고 있다.
ⓒ 올댓스포츠
 김연아
타이스의 명상곡(Meditation de Thais), 블렛프루프(bulletproof) (이상 2010 서머), 지젤(Giselle), 피버(Fever) (이상 2011 스프링), 오마주 투 코리아(Homage to Korea ) (2011 서머), 올 오브 미(All of me), 썸원 라이크 유(Someone like you) (이상 2012 스프링)에 이어 이번 아이스 쇼에서 그가 선보일 새 프로그램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연아 외에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동메달리스트 로셰트와 빼어난 외모로 많은 남성팬을 보유한 코르피, 2010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레피스토도 이번 아이스 쇼에 함께한다. 


한편 올댓스포츠는 이번 '삼성 갤럭시SⅢ★스마트에어컨Q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 컨셉을 '얼음나라로의 여행(To the Ice World)으로 잡고 공연장 밖에서도 휴가지에 온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아이스 쇼가 갖는 시원한 이미지를 극대화 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by heyuna 2012. 7. 16. 16:19

'피겨 전설'들이 찾는 김연아의 아이스 쇼
8월 24~26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개최
12.07.10 21:06 ㅣ최종 업데이트 12.07.10 21:06 정혜정 (heyuna)

  
▲ <삼성갤럭시★하우젠 올댓스케이트 섬머2011> 아이스쇼에 참석한 출연 선수진.
ⓒ 정혜정
 김연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챔피언이 된 이후 김연아 소속사 ㈜올댓스포츠(대표 박미희)는 매해 두 차례씩 김연아를 호스트(host)로 한 아이스 쇼를 개최하고 있다.

 

2007년 시니어 데뷔 이후 "좋은 성적을 내서 아이스 쇼에도 출연하는 프로 스케이터가 되고 싶다"던 김연아 선수(22·고려대). 2006년 9월 첫 아이스 쇼에 참석한 이후 매년 1~2회 국내외 아이스 쇼에 출연했다. 2011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 이후 귀국한 뒤 국내에서 훈련 중인 김연아는, 매해 두 차례씩 아이스 쇼를 열고 세계적인 선수들을 한국으로 초대하고 있다.

 

  
▲ 아이스쇼에서 김연아 선수가 '지젤(Giselle)'을 선보이고 있다.
ⓒ 올댓스포츠 제공
 김연아

한국에서 세계적인 피겨선수를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개최된 규모가 가장 큰 피겨 대회는 2008년 12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2008-2009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파이널 대회다. 당시 패트릭 챈(23·캐나다), 조니위어(28·미국), 아사다 마오(22·일본), 조애니 로셰트(26·캐나다), 장단-장하오(중국·페어팀)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국 땅을 밟은 바 있다. 이후 선수들은 대회가 아닌 아이스 쇼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2010 올댓스케이트 서머에 출연한 미셸 콴(32·미국), 브라이언 쥬베르(28·프랑스), 201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에 초대된 일리아 쿨릭(35·러시아), 센슈에-자오홍보(중국·페어팀). 2011 올댓스케이트 서머에는 커트 브라우닝(46·캐나다), 테사 버츄-스캇 모이어(캐나다·아이스댄싱팀)이 참가했다. 

 

2012 올댓스케이트 스프링에는 에반 라이사첵(27·미국), 제이미 살레-데이비드 펠티에(캐나다·페어팀) 등이 참석해 아이스 쇼 무대를 빛냈다. 피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들과 현존하는 챔피언들이 김연아 아이스 쇼 무대에 서 온 것이다.


그리고 8월 24일부터 사흘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삼성 갤럭시SⅢ 스마트에어컨Q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에는 또 한 명의 스케이터가 김연아의 부름을 받았다.

 

피겨스케이팅의 전설 알렉세이 야구딘(32·러시아) 선수다. 야구딘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같은 해 그랑프리파이널과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에 오른 러시아 피겨 황제다. 야구딘은 세계선수권대회 총 4회 우승, 유럽선수권대회 3회 우승이라는 업적을 남기고 지난 2003년 11월 은퇴한 이후 아이스 쇼 무대에 서고 있다.

 

  
▲ 아이스쇼에서 미쓰에이의 ‘브리드(Breathe)’에 맞춰 단체 안무 중인 선수들.
ⓒ 올댓스포츠 제공
 김연아

한편, 지난 2일 서울시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 현역 복귀를 발표한 김연아는 새 시즌을 앞두고 아이스 쇼를 통해 시즌 전 긴장감을 유지해 나갈 전망이다.


김연아 소속사 올댓스포츠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연아는 이번 아이스 쇼를 통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프로그램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아이스 쇼를 개최할수록 더욱 열광적인 성원을 보내주는 팬들을 위해 '한여름 밤의 얼음세계'를 컨셉으로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환상적인 아이스 쇼를 준비하고 있다"며 "최첨단 음향과 영상 시설을 총동원할 뿐 아니라, 아이스 쇼 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원한 이벤트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연아는 아이스 쇼가 열릴 때 마다 국내 팬들에게 새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밴쿠버 올림픽을 마치고 연 2010 올댓스케이트 서머에서 올림픽 갈라 프로그램 타이스의 명상곡(Meditation de Thais)을, 201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에서는 2011-2012 세계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 지젤(Giselle)과 미국 팝스타 비욘세의 피버(Fever)에 맞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광복절에 열린 2011 올댓스케이트 서머에서는 아리랑 선율의 오마주 투 코리아(Homage to korea)를 연기해 관객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쉬어가는 시즌, 2012년에 열린 올댓스케이트 스프링에 출연한 김연아는 두 개의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1부에서는 캐나다 가수 마이클 부블레의 '올 오브 미(All of me)'에 맞춰 귀여운 남자로 변신했고, 2부 공연에서는 그래미상 6관왕에 오른 아델의 '썸원 라이크 유(Someone like you)'에 맞춰 특유의 감성 연기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김연아를 비롯해 야구딘, 조애니 로셰트, 타티아나 토트미아니나 – 막심 마리닌(러시아·페어팀) 등이 참가하는 ‘삼성 갤럭시SⅢ★스마트에어컨Q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의 입장권은 오는 19일 19시부터 인터파크 티켓(ticket.interpark.com, 1544-1555)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by heyuna 2012. 7. 10. 21:18

"스케이트 날 위에서 집중력 훈련했어요"
[인터뷰]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쇼트트랙 현인아 선수 어머니
12.07.08 15:45 ㅣ최종 업데이트 12.07.08 15:45


"Hi, My name is Hyun In-Ah(안녕하세요, 저는 현인아입니다)."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가하려고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66·안지 마하치칼라)을 향해 당찬 인사를 건네는 이가 있었다. 나경원 조직위원장도 긴장시킨 히딩크 감독 앞에서 싱긋싱긋 웃으며 먼저 인사하는 여유를 보인 사람은 스페셜올림픽 출전선수 자격으로 참석한 현인아 선수(15·창동중)였다.
 
말 실수에도 터져 나온 기자회견장의 박수

  
▲ 기자회견에 참석한 현인아 선수가 히딩크 감독 인사말을 듣고 있다
ⓒ 정혜정
 히딩크

"저는 스페셜올림픽 쇼트트랙 선수 현인아입니다. 내년 대회 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히딩크 감독님! 우리 스페셜올림픽, 응원을, 선수들, 많이 응원하세요."

지난 밤 엄마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연습한 문장이었지만 회견장으로 오는 차 안에서도 연습을 계속했다. 보고 읽는 것보다 서툴더라도 진심을 보여주고 싶었다. 수십 대 카메라 앞에서 긴장한 탓에 약간 실수를 했지만, 현 선수의 인사말이 끝나자 회견장에 박수소리가 터졌다.

히딩크 감독에게 기념배지를 달아주고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단상에서 내려온 현 선수는 "긴장이 됐어, 그런데 좋았어"라고 짧은 소감을 전한 뒤 히딩크 감독에게 받은 사인볼을 들고 짧은 치마를 나풀거리며 기자회견장을 누비고 다녔다. 어머니 허영미(47) 씨는 웃으며 "바지를 입힐 걸 그랬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히딩크 홍보대사 위촉식'을 마치고 나온 현 선수의 어머니를 만났다.
 
부담스러운 시선 피해 연고 없는 포항으로 이사하기도

  
▲ 히딩크 감독에게 기념배지를 달아 주는 현인아 선수.
ⓒ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
 히딩크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 학교에 다니는 인아는 1년 유예해 중학교 1학년 과정을 밟고 있다. "원래는 범띤데 친구들이 다 토끼띠여서 인아는 자기가 14살(99년생·토끼띠)인 줄 안다"는 엄마 말을 듣던 인아가 불쑥 "토끼는 꼬리가 짧고 호랑이는 꼬리가 길어요"라고 말한다. 어머니는 인아가 어렸을 때부터 산만했다고 전했다.

"손만 놓으면 어디로 갈지 몰라요. 말로 의사표현을 못하니까 행동으로 다 보여주더라고요. 인아가 5살 때 오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어요. 다칠까 봐 집에서 태우다가 한두 달 연습하고 나서 밖으로 데려갔어요. 인아가 에너지가 굉장히 넘치거든요. 야생마예요. 인라인을 못타는 제가 뛰어서 따라다니기 힘들 정도죠. 그러다 잠깐 시야에서 놓쳤는데 인아가 차도 쪽으로 뛰어들고 있는 거예요. 큰일 날 뻔 했어요."

도시에서는 인아를 자유롭게 키우기 힘들 거라 생각한 허 씨는 남편에게 본사에서 지점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연고도 없고,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인아를 자유롭게 교육하고 싶었어요. 도시에는 차도 건물도 많아 인아에게 위험하고 무엇보다 사람들 시선이 불편했거든요."

인아는 5살 때 포항으로 내려갔다. 2002 한일 월드컵을 포항에서 겪은 인아. 당시에는 히딩크 감독과 이런 인연이 생길 줄 몰랐다. 2002년부터 2년 간 포항에서 생활한 가족은 인아 학교를 위해 2년 뒤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장애아동을 위한 학교교육 여건은 지방보다는 서울이 낫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2학년 가을, 학교에서 마련한 스케이트 단체강습에 참가하게 된 인아. 어렸을 때 인라인스케이트를 탄 덕분인지 스케이트화를 신자마자 빙상장을 종횡무진 누볐다. "스케이트 타는 인아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인다"는 담임선생님 얘기를 듣고 인아의 산만함을 치료하기 위해 스케이트를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스케이트 날이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인아에게 날은 날카로운 흉기가 아니라 집중력을 길러주는 교구가 됐다.

"스케이트 날 위에 두 발을 올려놓고, 넘어지지 않기 위해 훈련하는 것이 전정기관을 자극해 평형감각과 균형감각을 길러주고 이 과정에서 집중력도 키울 수 있더라고요. 산만하던 인아가 조금씩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일반 선수 뒤꽁무니 따라가는 것도 영광"

국내 실내빙상장은 선수들과 코치들이 한 여름에도 긴 옷을 입고 훈련할 정도로 추운 편이다. 하지만 인아를 가르치러 빙상장에 들어선 코치 선생님은 땀범벅이 된 채 빙상장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빙상장에는 활주 방향이 정해져 있잖아요. 그런데 인아가 반대 방향으로 질주하고, 피겨 선수들이 강습받고 있는 라인 안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인아를 붙잡으러 다니던 코치가 나중에는 반팔 차림으로 밖으로 나오셨어요. 죄송한 마음에 '인아 가르치기 힘들지 않냐'고 물으니 '처음이라 그렇다, 괜찮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다행이었어요. 못 가르친다고 하실까 봐 내내 걱정했거든요."

  
▲ 기자회견을 마친 현인아 선수가 히딩크 감독의 사인볼을 들고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마스코트 Ra(라?왼쪽) In(인) Bow(바우?오른쪽)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 정혜정
 스페셜올림픽

'천방지축 현인아'를 '쇼트트랙 선수'로 만들기 위한 기초 훈련이 시작됐다. 코치 선생님은 '코너를 돌 때는 3번째 블록에서 오른발을 디뎌라' '스피드를 내려면 자세가 중요하다, 자세를 낮춰라' 식의 말보다는 행동으로 인아를 가르쳤다. 집중력이 약하고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인아를 위한 맞춤형 교육이었다. 수십 번 반복된 행동을 보여주면 인아도 그 동작을 조금씩 흉내 내기 시작했다.

동천학교 아이스링크장에서 훈련을 시작한 인아는 이후 고려대 실내빙상장을 거쳐 지금은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훈련 중이다. 여러 빙상장에서 연습했지만, 일반인과 함께 훈련하는 장애인은 인아가 최초다. 기록 경쟁인 쇼트트랙 특성상 홀로 하는 스피드 훈련은 의미가 없다.

일반인과 어울려 타는 최초의 장애인 선수

일반 선수들 사이에서도 실력 좋은 선수 뒤꽁무니를 따라 타는 것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잘 타는 선수는 뒤에 다른 선수들이 있으니까 좋고, 따라오는 선수도 실력이 좋은 선수와 함께 타 기록 향상에 도움을 얻는 것이다. 인아가 일반 선수들과 어우러져 탈 수 있게 된 데는 최태현 코치 선생님 공이 컸다.

"인아가 너희들만큼 스케이트도 잘 타고 대회 나가서 상도 탔어. 장애는 있지만 잘하는 선수다."

장애를 가진 선수와 함께 타게 되면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고 연습하는 데 지장이 있을 거라는 선입견도 있었지만 선생님의 한마디에 같이 훈련하게 된 일반 선수들도 편견 없이 인아를 대하기 시작했다.

"빙상에 오르기 전에 달리기 지상 훈련을 하거든요. 힘들어서 못 뛰는 인아 앞뒤로 초등학교 동생 둘이 붙더라고요. 누나가 뒤쳐지면 혼날까 봐 누나 곁에서 달려주는 거였어요. 또 외국 다녀오면 초콜릿을 사와서 서로 나눠 먹기도 하고, 그런 정이 있어요. 작은 사회죠. 인아가 스케이트를 통해서 사회생활도 배우고 있어요. 스케이트는 표현을 잘 못하는 인아가 인간관계를 맺는 데도 좋은 역할을 해요."

일반 선수들 못지않은 훈련 강도다. 시합에 출전하지 않을 때도 훈련은 계속 한다. 오후 5시부터 50분 동안 지상훈련으로 몸을 푼 뒤 6시에 빙상장에 들어간다. 50분씩 두 번 스케이트를 타고 30분 동안 마무리 운동을 해야 하루 훈련이 끝난다. 처음에는 몸살도 나고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거뜬히 훈련에 적응한다.

  
▲ 초등학교 2학년 때 스케이트를 처음 탄 현인아 선수는 스페셜올림픽 쇼트트랙에 출전한다.
ⓒ 정혜정
 스페셜올림픽

2011 아테네 하계 스페셜올림픽에 롤러스케이트 선수로 참가해 금메달을 땄던 현인아. 하지만 이제 롤러스케이트는 취미로 남겨놓고 쇼트트랙에 몰두하기로 했다. 쇼트트랙 자세가 망가질 수 있다며 코치 선생님이 만류했기 때문이다. 내년 1월 29일 개막하는 평창 스페셜올림픽에 쇼트트랙 500m, 700m, 1000m에 출전할 예정이다.

"저는 다른 대회보다 스페셜올림픽을 특히 좋아해요. 출전하는 선수들 모두 다 인아 같은 아이들이거든요. 아무도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아요. 자식들 어떻게 키우는지 다 알기 때문에 색안경을 쓰고 보지 않아서 마음이 편해요."

지하철에서도 계속되는 불편한 시선들

현 선수의 어머니는 발달 장애를 갖고 있는 딸을 키우면서 사람들 시선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인아랑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이었어요. 장애인우대권을 뽑고 개찰구를 통과하는데 할머니 한 분이 쫓아와서 물어보시는 거예요. '할머니 할아버지만 받는 걸, 왜 뽑아 가냐'고요. 할머니께 '할머니,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요. 할머니만 받는 게 아니에요'라고 말하고 지하철을 탔어요. 그런데 같은 칸으로 들어오셔서 또 이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사람들도 가득 차 있는데... 그래서 '저희 애가 장애를 가졌습니다. 65세 이상 노인 분들도 우대권을 받지만 장애인도 동반 1인까지 받을 수 있어요'라고 말했어요. 그제야 큰소리로 '아, 몰랐지' 하시며 다른 칸으로 넘어가시더라고요. 지적 발달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보면 일반사람들은 그냥 지나가지 않아요. 특히 할머니들은 멈춰 서서 끝까지 쳐다보세요."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지만 모든 면에서 날이 서 있으면 인아 교육하는 데도 좋지 않을 것 같아 그냥 '궁금하신가 보다'하고 넘긴다고 전했다.

주위에서 "스페셜올림픽에서 금메달 따고, 전국체전에서 메달 따면, 나중에 그거 가지고 뭐할 건데? 계속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어머니는 "배워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인아를 위해 꾸준히 운동을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스타도 함께하는 스페셜올림픽

  
▲ 평창 스페셜올림픽 글로벌 명예 홍보대사로 활동중인 김연아 선수와 히딩크 감독.
ⓒ 정혜정
 김연아

"소외 받는 사람들(장애인)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일반인들보다 적은 편이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내가 가진 능력과 가능성을 이 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데 사용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스포츠는 그 분야 엘리트들만 모여서 하는 게 아니다. 스페셜올림픽은 지적 장애인과 소외된 이들도 함께할 수 있다는 정신을 가장 잘 보여준다."

히딩크 감독이 스페셜올림픽을 적극 후원하게 된 이유다. 일반 올림픽보다 미디어의 관심이 적은 스페셜올림픽. 지난달 21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SOI) 방한기자회견'에서 스페셜올림픽 홍보대사이기도 한 김연아(22·고려대) 선수도 관심을 촉구했다.

"많은 분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해주신 점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을 계기로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용기를 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응원과 큰 박수를 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인아의 어머니는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들은 조용하고, 그렇지 않아도 될 곳에서 잘못된 관심을 표출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와 히딩크 감독, 그리고 김연아 선수가 전하는 메시지는 상통하는 점이 많다. 스포츠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고 있는 스페셜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노력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온라인 미디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by heyuna 2012. 7. 8. 17:57

탁구 선수가 동계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사연
김연아, 미셸콴도 함께한 스페셜올림픽 기자회견에서 만난 이승채 선수
12.06.22 13:58 ㅣ최종 업데이트 12.06.22 13:58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선수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돼, 2018 동계올림픽개최지 선정을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이는 등 동계올림픽 유치에 활약한 피겨여왕 김연아(22·고려대) 선수가 이번에는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지난 21일 오전서울시 종로구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SOI) 방한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조직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과 미셸 콴(32·미국), 로레타 클레이본(59·미국), 오지 킬케니(65·아일랜드이상 SOI 이사)를 비롯해 글로벌 홍보대사 김연아 선수와 스페셜올림픽 알파인스키 종목 이승채 선수(20·한국선진학교) 등이 참석했다.


  
▲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글로벌 홍보대사 김연아 선수.
ⓒ 정혜정
 김연아

나 위원장은 "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스페셜올림픽의 성공은 2013 평창대회의 성공뿐 아니라 대회 전과 후에, 달라진 지적장애인들의 지위와 역할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하계· 동계 올림픽에 한 번도 참가하지 않았던 몽고베트남, 태국파푸아뉴기니와 같은 저개발 국가의 지적장애인 선수들을 초청해 지적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일으킬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며 "더불어 북한 선수단도 초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남한에서 열리는 대회에 북한이 참여한다는 것에 대해 정권 차원의 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시작 단계"라면서도 "하지만 '단순한 희망정도는 아니고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정부와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에서도 함께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질적으로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서한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겨의 전설미셸 콴은 스페셜올림픽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스페셜올림픽은 저의 시야를 열어줬다"며 "선수들의 열정참여를 통한 기쁨선수들이 스포츠를 대하는 헌신적인 자세가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그 과정이 의미 있고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이번이 네번 째 한국 방문인 콴은 "한국을 방문할 때 마다 좋은 곳에 들르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한국 문화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다"고 운을 떼며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에 한국 국민의 참여를 부탁했다.

 

"여러분은 자원봉사자가 될 수도 있고기부를 할 수도 있고관중으로서 경기에 직접 참여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대회에 함께 할 수 있습니다여러분의 참여가 여러분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스페셜올림픽 홍보대사 김연아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선수도 "많은 분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해주신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특히 미셸 콴 선수를 한국에서 다시 만나게 돼서 더 기쁘고친구로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선수는 이번 대회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했다.

 

"뜻 깊은 행사가 평창에서 열린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개최를 위한 준비가 잘 돼 가고 있는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합니다.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을 계기로 장애인비장애인 모두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에게용기를 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응원과 큰 박수를 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왼쪽부터) 이승채 선수, 김연아 선수, 나경원 조직위원장, 미셸 콴, 로레타 클레이본, 오지 킬케니 (이상 SOI 이사)가 스페셜올림픽 슬로건인 ‘Together we can’를 외치고 있다.
ⓒ 정혜정
 김연아

'김연아-미셸 콴의 스폐셜올림픽 폐막식 아이스쇼' 추진 과정에 대해 묻자 김연아는 "아직 확실하게 결정이 된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아이스 쇼가진행된다고 결정나면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참여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미셸 콴 선수도 "아직 구체화한 것은 없지만 김연아 선수가 참여한다면 함께 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미셀 콴 선수는 "2010년 김연아와 함께한 올댓스케이트 아이스 쇼 이후에 얼음 위에서 피겨스케이팅을 한 적이 없어 몸이 굳은 상태"라며 "때때로 요가를 하지만 빙상에서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김연아는 "그동안 동천학교 아이스링크장에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과 '원포인트 레슨'시간을 진행했는데, 그 선수들을 다시 한 번 만나봤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며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조언과 격려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니 더 많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기자회견은 1시간을 꼬박 채우고서야 끝났다. 기자회견장에는 김연아 선수 옆에 우두커니 앉아 기자회견 내내 한마디의 말도 않던 사람이 있었다인사말도 하지 않았고 그에게 주어진 질문이 없어 입을 뗄 기회도 없었다지루했던지 때때로 몸을 배배꼬며 하품을 하기도 했다김연아가 이야기를 할 때면 김 선수를 멍하니 쳐다보며 씨익 웃어 보였다.

 

  
▲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알파인스키 종목에 출전하는 이승채 선수.
ⓒ 정혜정
 이승채

2013년 1 29일 개막하는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알파인스키 종목에 출전하는 이승채 선수였다기자회견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 선수와 어머니 조비아(46), 2013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 미디어팀 소속 김영옥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정신지체아 특수교육기관인 한국선진학교에 재학 중인 이 선수(3)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스키캠프에 참가했다가 흥미가 생겨 스키를 타기 시작했다스키를 처음 탄 것은 지금으로부터 3년 전스키가 무서워 캠프에 가지않겠다고 칭얼거리던 이 선수가 운좋게 스페셜올림픽 출전권을 따 냈다각종 대회에 참가해 수 개의 메달을 따는 등 실력이 뒷받침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번 올림픽 출전에 운도 한몫 했다.

 

"일반 올림픽에는 여러 대회에서 1~2등을 차지한 실력 있는 선수를 (올림픽에) 출전시키잖아요그런데 저희는 달라요누가 스페셜올림픽에 나가게 될 지를 뽑기로 결정해요복불복이죠그만큼 대회순위 경쟁에 집중하기보다는 경기를 축제로 즐기는 거죠."(김영옥 미디어 팀장)

 

대회에 출전한다고 해서 훈련량이 갑자기 느는 것도 아니다한 달에 사흘 가량 스키캠프에 참가해 연습하고출전을 앞두고 일주일 정도 연습하는 게 전부다올림픽 참가를 뽑기로 결정한다는 게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지적장애 선수들이 경쟁에 목 매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김 팀장의 설명을 들으니 어느 정도 납득이 갔다.

 

"(일반 대회 때) 장애 정도나 선수의 기량 등을 점검한 후 등급을 나눠서 그 그룹 안에서 순위를 정해요그러다 보니 경기에 출전한 대부분의 선수가 순위권에 들어 메달을 받고,그렇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리본 메달을 수여해요보통 시상식은 상받고 사진 찍고빨리 끝나는 편이잖아요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서로 메달을 바꿔서 걸어보기도 하고 자기가 찍고 싶은 자리에 올라 사진촬영을 하느라 시간이 되게 오래 걸려요."(웃음)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운동을 시작했다는 이 선수의 주종목은 알파인스키가 아니라 탁구였다. 중국에서 열리는 탁구 대회에 출전해 캐나다, 중국 선수를 이기고 메달을 따기도 했다. 이 선수는 실제로 스키보다 탁구가 더 재밌다고 고백했다.

 

"5학년 때부터 탁구를 배우기 시작했어요일반 사람은 몇 개월이면 익힐 동작들을 우리 선수들은 해를 넘겨가며 오랫동안 해야 합니다. 하루 한 시간 반씩 꾸준히 연습하고 있어요기본 포즈부터 하나하나 배웠어요. 이제 서브리시브도 얼마나 잘 하는데요포즈도 멋있고요(웃음). 8월에 영남대학교에서 탁구 대회가 열리거든요학교 친구들이 모두 참가하기로 하고 다같이 열심히 연습 중입니다."(이승채 선수 어머니)

 

"지난 2월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프레대회에운동을 시작한지 2년 밖에 안된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출전했어요홀로 빙상에 오른 이 선수가 음악이 흐르자 갑자기 얼어버렸어요그때 선생님이 박수를 치며 격려를 해주시고 주위 사람들도 다 응원을 하니까 그제야 긴장을 풀고 연기를 시작하더라고요보통 사람들은 저렇게 긴장해버리면 쭈뼛쭈뼛하다가 경기장을 빠져나왔을 수도 있는데얘들은 포기할 줄을 몰라요. 조금 늦더라도 해내죠."(김영옥 미디어 팀장)


인터뷰 내내 할말이 있는 듯 입을 오물오물 거리는 이 선수그러나 그의 목소리를 듣기가쉽지 않았다. "어떡하니... 승채가 얼었어요원래 굉장히 말이 많은데...이 선수의 어머니는 지적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처음 본 사람 앞에서는 낯을 가리느라 말을 잘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쇼트트랙 경기 중에도 카메라가 보이면 브이(V)를 하고 지나가기도 하고(웃음), 6~7살의 정신연령을 가진 아주 순수한 아이들이거든요어린 아이라고 생각하고 바라봐주면 귀여울 행동들이죠."(이승채 선수 어머니)

 

처음에는 낯을 가리고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보여 사람들을 당황시키기도 하는 아이들하지만 직접 만나본 지적발달장애인 이승채 선수는 의젓하고 늠름했다일반사람들도 지겨움을 느낄 수 있는 자리. 1시간여 가까이 계속된 수백 개의 시선과 수십 대의 카메라, 이 선수는 낯선 이 시간을 잘 견뎌냈다. "원래 오랫동안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해서 걱정했는데 오늘 승채가 아주 잘 했다"며 어머니는 웃어보였다.


  
▲ 김연아 선수의 인사말을 집중해서 듣고 있는 이승채 선수.
ⓒ 정혜정
 김연아

평소에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경기 보는 것을 좋아해 가끔 빙상장을 찾는다는 이승채 선수는연아누나를 직접 보자 마자 "아,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전했다.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보다 더 예뻤어요사실 연아누나 오는 지도 모르고 왔거든요연아누나 바로 옆에 앉아있을 때 기분... 최고였어요."

 

어쩌면 1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많이 외로웠을지도 모르는 이 선수지적장애인들이 참가하는 '스페셜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한 자리에서 또 한 명의 주인공이었어야 할 이승채 선수를 주목하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여느 때와 같이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와 그의 우상 미셸 콴 선수나경원 조직위원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뿐이었다지적장애인 신분기자회견은 1시간만 견디면 끝나는 거지만일상생활로 돌아오면 이들은 24시간 내내 무관심 속에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을 계기로 장애인비장애인 모두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김 선수의 말처럼 이 선수는 이번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 돼 지적장애인들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과 인식이 조금이나마 깨질 수 있길 기대한다.

by heyuna 2012. 6. 22. 15:40

김연아에게만 엄격한 잣대, 이것이 특권?
주인공이 김연아면 이야기는 달라지는가
12.06.10 18:07 ㅣ최종 업데이트 12.06.10 18:07 정혜정 (heyuna)
김연아 흔들기는 오래전부터 계속됐다. 200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최초로 총점 200점을 넘기고 금메달을 땄을 때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클린(실수 없이 연기를 마치는 것)으로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며 챔피언이 됐을 때도 김연아는 박수와 축하뿐 아니라 '선수 생활하느라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않는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코치와 계약이 끝났다면 새로운 코치진을 찾아 시즌을 준비하는 것은 피겨계에서 흔한 일이다. 그러나 김연아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2007년부터 캐나다에서 함께 훈련한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결별한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스승을 배신한 제자라며 김연아를 몰아세웠다.
 
오서 코치가 시즌이 시작되기 전, 김연아의 동의 없이 선수의 새 프로그램을 언론에 공개했고, 김연아가 훈련하는 빙상장에 자신과 계약한 일본 선수들을 데려와 훈련시키는 등 철저히 비공개로 연습하는 피겨 종목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행동을 했지만 언론은 "김연아 측에서 일방적으로 결별을 통보했다"는 코치 입장에 주목했다. 김연아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왜 이런 문제가 일어났으며 왜 해명을 해야 하는지 이 상황이 너무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종합편성채널 개국시 '앵커' 해프닝도

 

  
▲ 김연아가 앵커로 출연한다는 기사를 실은 <조선일보> 12월 1일 자 신문.
ⓒ 조선일보
 조선일보

 

신문법과 방송법 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해 도입된 종합편성채널. 2011년 12월 1일 종편 개국을 맞아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원장, 박지성 선수 등 유명인사가 축하 인사말을 건넸다. 김연아도 그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개국 당일 <조선일보>는 "9시 뉴스 앵커, 김연아입니다" 제목에 큐시트를 들고 스튜디오에 서 있는 김연아의 모습을 담은 기사를 게재했고 이는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국민 여동생 김연아가 종편 앵커로 나섰다'며 인터넷 커뮤니티는 순식간에 김연아를 비방하는 글로 가득 찼다. 김연아 소속사가 보도자료를 통해 "TV조선에서 방송될 인터뷰를 앵커라는 콘셉트로 본인이 직접 짧게 소개하는 정도였을 뿐 정식 앵커로 기용된 것은 절대 아니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논란은 수그러지지 않았고 1일 오후 9시, 텔레비전을 통해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 김연아는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다.


문제는 언론 보도와 달리 김연아가 '종편 앵커'를 맡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날 방송은 평소 자주하던 인터뷰와 다르지 않았다. 종편 채널은 자사 홍보를 위해 김연아를 이용했고 김연아는 한순간에, 출범 과정부터 위법이었던 종편을 둘러싼 모든 비난을 받는 총알받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일이 터지지 않더라도, 경기에 출전해 실수하면 '훈련 안 하고 TV에만 나오더니 그럴 줄 알았다', 광고 촬영을 하면 '운동선수가 훈련은 안 하고 광고만 찍냐'는 댓글을 쉬이 찾아볼 수 있었다.
 
2011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이후 김연아가 경기에 나오지 않은 지 1년이 됐다. 귀국한 김연아가 공식석상에 설 때마다 '다음 시즌 대회 출전 여부'를 묻는 질문이 빠지지 않았고 이에 대한 김연아의 대답은 1년 전에도, 1달 전에도 같았다. "태릉선수촌에서 꾸준히 훈련 중이다.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는데 생각이 정리 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 밴쿠버 올림픽 챔피언이 돼 돌아온 김연아에게 휴식 시간은커녕 선수생활을 이어가라는, 2014 소치 올림픽에 출전하라는 압박이 끊이질 않았다.

  
▲ 지난 5월 5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있었던 아이스쇼 후 기자회견 중인 김연아 선수
ⓒ 정혜정
 김연아

김연아는 얼음을 떠나서는 안 되고 만년 선수로 지내야 하는 걸까. 얼음 위에 서서는 무결점의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 함은 물론이고. 행여나 실수라도 하면 큰일이다. 스포츠에서 '완벽'한 경기는 없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유독 김연아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 아닐까. 일반 대학생으로 돌아와 교생실습 과정을 마친 김연아에게 이번에는 대학교수가 태클을 걸었다. 

지난달 22일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에 출연한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김연아 선수가) 교생실습을 성실하게 간 것은 아니고요, 교생실습을 한 번 갔다고 쇼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거겠죠." 포털 사이트와 트위터에서 김연아 교생실습 관련 이야기가 줄을 이었다. 논란은 진선여고 학생들이 올리는 인증샷을 근거로 한 '김연아는 교생실습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는 쪽과 대학생활도, 교생실습도 제대로 하지 않고 스포츠스타의 특혜만 누리고 있다는 쪽으로 나뉘어 계속됐다.  

25일, 같은 프로그램 전화인터뷰를 통해 진선여고 한 교사는 "'(학교로) 김연아 선수가 학교 생활을 잘하고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해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김연아 선수는 매일매일 잘 나오고 있으니 정확하게 확인된 사실만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지만 논란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쇼 발언'이 있은 지 1주일 후인 29일, 라디오에 다시 출연한 황 교수는 진행자 김미화씨가 "오늘은 생방송에 나오기 싫었을 것 같다"고 입을 떼자, "왜요, 뭔 일 있었어요?"라고 되물었다. 김씨가 "지난주에 논란 있었잖아요, 교수님 방송 때문에"라고 되짚자 "혹시 김연아 양과 관련된(거요)? 제가 김연아를 얼마나 사랑하고 좋아하는데요. 제가 이야기하려고 한 것은 대학이 스포츠스타를 너무 대충 교육을 시키는 게 문제가 있다는 거였지, 김연아를 공격하다니요? 그럼 (저) 백만 안티팬 생겨요"라고 답했다.

황 교수의 발언으로 선수의 명예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김연아 측은 22일 방송 이후 일주일 간 황 교수의 사과를 기다렸지만 황 교수의 반응이 없자 5월 30일, 황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김연아의 고소 대리인인 지안의 이상훈 변호사는 "선수의 기본 입장은 참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요. 분명한 허위 사실까지 선수가 인내를 해야 하느냐, 그 부분에 대해서 (김연아 선수가) 조금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황 교수님이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 부분에 대해 사과의 의사표시를 하신다면, 선수 측은 언제든지 고소를 취하할 계획이 있다"고 방송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황 교수의 생각은 어떨까. (고소당한) 기사를 봤냐는 SBS <한밤의 TV연예> 제작진 질문에 "이게 무슨 기사에요? 무슨 말도 안 되는 기사가…. 이게 진짜 사실이에요?"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그는 "사실 나는 김연아에 대해 얘기한 것은 아니었어요. 대한민국 교육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이런 식으로 김연아에 대한 이야기로 만들어서 나를 고소한다면 나는 진짜 김연아를 아끼는 마음에서 더 이야기를해줄 수밖에 없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8일 오전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과 전화 인터뷰한 황 교수는 "사과하라고 하니 사과하는 의미에서 심리추리 코너를 더 이상은 안 하겠다고 (제작진에게) 이야기 했다. 그런데 또 어떻게 더 사과를 해야 됩니까"라며 "교수가 자기가 하는 심리추리 코너까지 안 하겠다고 했는데 진정성… 아니 그러면 제가 할복자살이라도 할까요?"라며 격양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교생실습 논란에도 기부 소식 이어져

곳곳에서 김연아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다. 자칫 쓰러질지도 모르는 상황, 이 상황에서도 김 선수가 지켜내는 것이 있다. 바로 기부다. 2007년 첫 CF를 찍은 김연아는 CF로 얻은 수익 중 1200만 원을 피겨 꿈나무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이후 매년 소년소녀 가장들을 비롯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과 스포츠 유망주를 후원해 왔다. 어린이날이면 소아암 환자를 찾아가 용기를 줬고,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교복 광고를 찍고 받은 출연료 1억 원으로 중·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에게 동절기 교복을 기부했다. 우유 CF를 찍고는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유제품을 1년간 지원하기도 했다. 2010년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로 임명된 후에는 유니세프를 통해 아이티 지진피해 구호금 1억 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2011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한 후 받은 상금은 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어린이들을 위해 내놓았다. 

2011년 기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김연아의 기부 내역은 약 26억 원, 비공식으로 기부한 것과 김연아 선수 측에서 밝히지 않기를 원해 기사로 나왔다가 삭제된 것, 수혜자 측에서 알려와 보도된 것 등을 합하면 김연아의 기부금은 32억 원이 넘는다. 대회에 우승했을 때도 출전하지 않았을 때도, 사람들의 응원을 받을 때도 비난을 받을 때도, 김연아의 기부는 흔들림 없이 계속됐다.

김연아가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에도 영향을 뻗치고 있다. 지난 3일 한국 천주교 살레시오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학교 세우기 프로그램에 김연아 선수가 동참 의사를 밝혔고, 남수단에 '김연아 학교'를 세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루 앞서 김연아는 '학교 100개 세우기 프로그램'을 위해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는 원선오 신부(84, Vincenzo Donati)와 공고미노 수사(73, Comino Giacomo)를 만나 프로젝트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학교 하나를 세우는 데 필요한 7천만 원을 기부했다.

  
▲ 학교 세우기 프로그램에 동참의사를 밝힌 김연아 선수가 원선오 신부(84)와 공고미노 수사(73?오른쪽)와 함께 기념 촬영 중이다.
ⓒ 살레시오회
 김연아


"작년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를 위한 활동으로 아프리카 토고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프리카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작은 힘이지만 남수단의 아이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기쁘게 돕고 싶습니다."

이어 김연아는 "아이들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늘 관심 있게 살펴보고 있다"며 "스포츠인으로서 가난한 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을 위해 힘닿는 데까지 돕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흔드는 사람들, 흔들리지 않는 김연아

'김연아 학교' 건립 소식이 보도된 지 나흘째인 7일,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에 김연아 동영상 하나가 업로드 됐다.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국가대표 단비부대 장병 여러분, 김연아입니다. 고향과 가족을 떠나 낯선 타국에서 지낸 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고 들었습니다. 멋지고 늠름한 단비부대 장병님들! 절박한 아이티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여러분이야말로 천사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많이 고생스러우시겠지만 귀국하는 그날까지 건강하시고 힘내세요. 화이팅!"

  
▲ 단비부대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김연아
ⓒ 유튜브 화면 캡처
 김연아

지난달 13일 아이티에서 UN 평화유지군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비부대(아이티 재건지원단) 김아무개 대위가 김연아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발단이 됐다. '단비부대 장병들이 고국을 떠나 아이티로 파병 온 지 곧 100일이 되는데, 장병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며 김연아 선수에게 응원 메시지를 부탁한 것이다. 아이티 후원 공익 광고 촬영과 지진피해 구호금을 낸 경험이 있는 김연아.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는 글들 가운데 아이티에서 훈련 중인 장병들의 이야기가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교생실습 논란으로 법정 공방이 시작될 지도 모르는 상황.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연아는 평소와 다름 없었다. 태릉 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그는 다음주에 아이스 쇼 참가를 위해 상하이로 떠난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중국 페어팀 쉔 슈에(34) 자오 홍보(39)가 개최하는 '아티스트리 온 아이스'에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15일부터 사흘간 상하이에서 열리는 이번 아이스 쇼에서 김연아는 갈라 프로그램 피버(fever)를 연기할 예정이다. 김연아 흔들기. 김연아에게 반갑지 않을 이 열기가 아이스 쇼를 마치고 돌아오면 가라앉아 있을까.

by heyuna 2012. 6. 10. 18:47


지난 4일, 김연아(22‧고려대)는 대학 졸업을 위한 필수 요건인 교생실습을 마쳤다. 4주간의 교생실습은 끝났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8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진선여고에서 교생실습을 시작한 김연아는 일반 사범대생들과 다른 ‘교생실습 신고식’을 치렀다. ‘피겨 여왕’의 교생실습 소식에 실습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이에 김연아 측은 '실습 첫날 공개강의를 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수십 개의 언론사가 김연아 ‘선생님’의 모습을 담기 위해 학교로 몰렸다. 김연아는 자신의 주종목인 피겨스케이팅 이론 강의를 2학년 11반 제자뿐 아니라 카메라 즉, 국민 앞에서 진행했다. 김연아 소속사는 20분간 공개한 수업을 끝으로 이후 교생실습은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혹시나 피해를 입을지 모르는 진선여고 학생들을 위한 조치였다. 

한 번의 공개강의 이후 언론 노출이 적어서였을까.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50) 교수는 지난 22일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에 출연해 "(김연아 선수가) 교생실습을 성실하게 간 것은 아니고요, 교생실습을 한 번 갔다고 쇼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거겠죠"라고 말했다.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않고 ‘쇼’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한 황 교수의 발언에  논란이 불거졌다. 포털 사이트와 SNS(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김연아 교생실습에 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논란은 진선여고 학생들이 올리는 인증샷을 근거로 한 ‘김연아는 교생실습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쪽과 대학생활도, 교생실습도 제대로 하지 않고 스포츠스타의 특혜만 누리고 있다는 쪽으로 나뉘어 계속됐다.  

25일, 같은 프로그램 전화인터뷰를 통해 진선여고 한 교사는 “‘(학교로) 김연아 선수가 학교 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해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김연아 선수는 매일매일 잘 나오고 있으니 정확하게 확인된 사실만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지만 논란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쇼 발언’이 있은 지 1주일 후인 29일, 다시 라디오에 출연한 황 교수는 진행자 김미화가 “오늘은 생방송에 나오기 싫었을 것 같다”고 입을 떼자, “왜요, 뭔 일 있었어요?”라고 능청을 떨었다. 이어 김 씨가 “지난주에 논란이 있었잖아요, 교수님 방송 때문에”라고 되짚자 “갑자기 무슨 뜬금없는 질문을 하시는지 모르겠는데, 혹시 김연아 양과 관련된(거요)? 저는 김연아를 얼마나 사랑하고 좋아하는데요. 제가 이야기 하려고 한 것은 대학이 스포츠스타를 너무 대충 교육을 시키는 게 문제가 있다는 거였지, 김연아를 공격하다니요? 그럼 (저) 백 만 안티 팬 생겨요”라고 답했다.

“(교수님의 발언이 김연아에게) 마음의 상처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김 씨의 말에 “아,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이 있대요? 그런 분들은 제가 달을 보라고 손가락질 했는데, 그 손가락을 본인들에게 하는 삿대질로 생각하셨군요. 그분들에게는 제가 진짜 죄송하다고 해야겠네요”라며 “그런 분들에게는 제가 쓴 <한국인의 심리코드>를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라는 말을 덧붙였다. 죄송하다는 말에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았고 웃으며 자신의 책을 홍보하는 황 교수의 태도에 방송 후 논란이 재점화했다. 

네티즌들 사이 찬반 공방은 계속 됐고, ‘쇼 발언’으로 선수의 명예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김연아 측은 22일 방송 이후 일주일 간 황 교수의 사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황 교수는 반응이 없었고, 이후 방송에서도 “김연아에 대해 얘기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 문제를 짚고 넘어가려고 한 것”이라며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연아 측은 5월 30일, 황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지난 6일 저녁 방송한 SBS <한밤의 TV연예>는 김연아 선수와 황상민 교수가 팽팽히 대치 중인 이번 사건을 소개했다. 제작진은 김연아의 고소 대리인인 법무법인 지안의 이상훈 변호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김연아의 입장에 대해 질문했다.

“선수의 기본 입장은 그렇습니다, 참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요. 분명한 허위 사실까지 선수가 인내를 해야 하느냐, 그 부분에 대해서 (김연아 선수가) 조금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2일 쇼 발언 이후 일주일 간 황 교수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반응이 없자 30일 황 교수를 고소한 김연아는, 고소 이후에도 황 교수의 사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연아도 법정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이 변호사는 말했다.

“황 교수님이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 부분에 대해 사과의 의사표시를 하신다면, 선수 측은 언제든지 고소를 취하할 계획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황 교수는 어떤 입장일까. (고소 당한) 기사를 봤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이게 무슨 기사에요? 무슨 말도 안 되는 기사가…. 이게 진짜 사실이에요?"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그는 “사실 나는 김연아에 대해 얘기한 것은 아니었어요. 대한민국 교육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이런 식으로 김연아에 대한 이야기로 만들어서 나를 고소한다면 나는 진짜 김연아를 아끼는 마음에서 더 이야기를 해줄 수 밖에 없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아 측은 황 교수가 사실이 아닌 부분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한 부분이 선수의 명예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스포츠스타에 대한 특혜와 대한민국 교육 현실에 대해 지적한 것이지 김연아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은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교육 현실을 꼬집으며 예로 든 것이 ‘김연아’의 교생실습이었고, 김연아 관련 발언에 선수의 명예를 훼손시킬 수 있는 허위 사실이 명백히 들어가있다고 김 선수 측은 주장했다. ‘교생실습을 한 번 가놓고 쇼를 하고 있다’는 황 교수의 주장은 진선여고 교사와 학생들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허위임이 이미 밝혀진 바 있고 검찰 수사과정에서 황 교수의 발언이 허위사실인지, 이로 인해 김연아의 명예가 어느 정도 훼손 됐는지가 확실히 입증될 것이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 국위 선양한 김연아, 일년 뒤 열린 2011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전통민요 아리랑에 맞춰 연기한 후 시상대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린 김연아. 이후 김연아는 국가대표 피겨선수에서 일반 대학생으로 돌아왔다. 과 동기들과 강의를 듣고, 졸업시험을 치르는 등 대학 생활을 이어갔고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교생실습에 나갔다. 

“앞으로 교생실습 하면서 더 노력하고, 좋은 교생 선생님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생실습 첫 날, 김연아)

“연아 선생님이 우리 학교에 온다는 소식 듣고 꿈도 꿨어요” –문성은 학생
“연아 선생님이 우리 학교 명예를 높여주신 것 같아요” –김두리 학생
“이과 반 친구들은 연아 선생님이랑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고 전화번호도 교환했는데, 저는 문과 반이어서 그러지 못했거든요. 많이 아쉬워요” –박혜진 학생
“TV에서만 보던 사람이 우리 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한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설렜는데 막상 수업 듣고 나니 친근한 마음으로 변했어요” –김홍주 학생

학생들은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자신의 학교 교생 선생님이 된 것에 감사하고 자랑스러워했다. 김 선수에게도 이번 교생실습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까. 아니면 예상치 못한 법정 싸움으로 큰 상처로 남게 될까. 많은 사람들이 사범대 학생과 심리학 교수의 공방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by heyuna 2012. 6. 7. 11:25

'교생 김연아'... 진선여고 학생에게 직접 물으니
학생들 '교생 증언'... "수업 분위기 좋았어요... 인증샷은 자제했고요"
12.06.05 16:23 ㅣ최종 업데이트 12.06.05 17:13


  
▲ 지난 3월 열린 기자회견에서 교생실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김연아 선수.
ⓒ 정혜정
 김연아

교생실습을 시작하기 전 3월, 김연아는 갈라 프로그램을 공개한 기자회견에서 아이스 쇼 이후 일정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적이 있다.


"아이스 쇼가 끝나자마자 교생실습에 들어가게 되는데 걱정이 많이 돼요. 사범대 학생이면 다 겪는 일인데 특별히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는 현장에 가봐야 알 것 같은데, 혹시나 학생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이에요(웃음)."


지난 4일, 김연아의 교생실습이 끝났다. 5월 8일부터 4주간 진선여고에서 교생실습 과정을 마친 김연아는 지난 3월 자신의 발언을 떠올리면서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내 예상이) 반은 맞고 반은 빗나갔네.'


일부 교수들, 김연아의 교생실습 문제 삼아 

 

졸업을 앞둔 사범대생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교생실습. 사범대생 김연아의 교생실습에 지나친 관심이 쏟아졌다. 지난 한 달 간 김연아 교생실습은 언론뿐 아니라 전국민의 관심사 중 하나인 듯했다.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김연아 교생실습' '진선여고 김연아' '김연아 교생패션' 등의 말이 꾸준히 올라왔고, 교생실습과 관련한 기사와 칼럼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 동아대 생활체육학과 정희준 교수가 쓴 '춤추며 맥주 마시는 선생님, 우리 김연아 선생님!(5월 14일)'과 '아이유와 김연아, 누가 진짜 '바보'인가?(5월 21일)'칼럼이 논란이 됐다. 21일 자 칼럼에서 정 교수는 "학업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김연아가 교생실습까지 나가게 됐고, 교생실습 중에도 자신의 강의 시간을 채우지 않고 일찍 퇴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의 글에서 피동형 표현과 가정형 문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라고 알려졌다, ~듯 하다, ~했다면 ~했을 것이다'. 사실에 기반한 근거를 제시해 논리를 주장하기 보다는 입증되지 않은 것들을 엮어 글을 쓴 것이다.



지난 5월 22일 CBS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에 출연한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김연아 교생실습 논란에 정점을 찍었다.


"(김연아 선수가) 교생실습을 성실하게 간 것은 아니고요. 교생실습을 한 번 간다고 쇼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거겠죠."


이어 황 교수는 "김연아 선수가 국가적인 일이나 개인적인 일로 외국에서 주로 훈련 받고 외국을 다니는데, 수업을 안 들었다고 해도 학점을 인정해주고 졸업을 시켜주는 그런 학교 인가 봐요?"라며 김연아가 대학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커리큘럼 모두 이행... 교생실습 문제 없다"


김연아는 2009년 체육특기자로 고려대에 입학했다. 대학진학을 고민하던 2008년, 고려대는 "김연아가 대학 생활을 하면서도 올림픽을 비롯한 선수로서 활동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제시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1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김연아는 그동안 해외에 체류하며 사이버 강의와 리포트 제출로 대체했던 대학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트위터에는 학교 식당에서 밥 먹는 김연아의 모습과 강의실에서 동기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왔고,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학교에서 연아를 보니 사인 받고 싶었지만 연아의 일상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멀리서만 지켜봤다" "학생들 사이에 둘러싸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등의 김연아 등교 인증 후기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김연아 과 동기라고 소개한 학생은 JTBC 리포터의 "김연아 선수는 10번 출석해야 할 수업이라면 몇 번 정도 출석하는가"라는 질문에 "거의 9번"이라고 답했고, 교생 실습 수업을 같이 들었다던 또 다른 학생도 "교생수업 가기 전까지 수업에 다 잘 나왔어요"라고 말했다.


서태열 고려대 교수(김연아 입학 당시 입학처장)는 JTBC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무리없이 수업을 다 수강했고 학사과정을 이행했으면 교생실습에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해 정해진 커리큘럼을 모두 이행한 김연아가 교생실습에 나가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황 교수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확인한 적도 없으면서... 어이없었죠"

 

  
▲ 지난 1일, 수업을 마친 진선여고 학생들이 하교 중이다.
ⓒ 정혜정
 진선여고

김연아가 교생실습 중인 진선여고 학생들은 황 교수의 '쇼 발언'에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1일, 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는 진선여고 학생들을 만났다. 학생들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약간 속상했어요. '일부러 스캔들 만들려고 그러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 박소희 학생

 

"어이없었죠. 교수님은 겪어보지도 않으셨고, 학교에 와서 확인한 적도 없으면서 그냥 아는 척 하시는 것 같았어요." - 이예은 학생

 

"황당했죠. 김연아 선생님 맨날 나오고 계시거든요. 2학년 이과반이랑 3학년 반에 들어오셔서 배드민턴도 같이 치고 그랬어요. 사실 확인도 안하고 그런 얘기하셔서 어이 없었어요." - 김채영 학생


"그 교수님 이야기 듣고 열 받았어요. 연아 선생님 수업 많이 나오시거든요, 안 알려져서 그렇지. 체육대회도 같이 하셨고, 수업 들어오셔서 피겨 이론에 대해서도 알려주셨어요. 스케이트 날이라든지, 동작, 스파이럴 같은 것들이요. 피겨 이론에 대해서 배운 적이 없어서 재미있는 시간이었어요. 그것도 선수가 직접 알려주시는 거라서 더 와 닿았던 것 같아요. TV에서만 보던 사람이 우리 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한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설렜는데 막상 수업 듣고 나니 친근한 마음으로 변했어요."(김홍주 학생)

 

김홍주 학생은 교생실습을 마친 김연아 선생님께 한마디를 부탁하자 "이제 못 본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지만, 연아 선생님 우리학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연아의 수업을 듣지 못한 문과반 학생은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제발 문과반에도 들어와줬으면'하고 맨날 생각했어요. 이과반 친구들에게 질투도 많이 났고요. 연아 선생님이 우리 학교에 온다는 소식 듣고 꿈도 꿨거든요. 꿈에서 연아 선생님이랑 사진도 찍고 대화도 나눴어요. 그런데 막상 수업은 이과반에만 들어가셔서 너무 아쉬웠어요. 그런데 이게 이과반 친구들이랑 연아 선생님한테 잘못이 있는 건 아니니까 이해는 해요.

 

그런데 수업말고도 연아 선생님 얼굴을 잘 볼 수 없어서 서운했어요. 연아 선생님이 종치고 이동하면 애들이 복도로 다 몰려서 위험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선생님은 다른 반보다 조금 늦게 수업 시작하고 쉬는 시간 종 치기 몇 분 전에 수업을 끝내셨어요. 그럼 저희는 복도에 지나가는 연아 선생님 보려고 수업이 안 끝났는데도 눈과 귀는 복도로 향하고 그랬죠. 담당 선생님한테 연아 선생님 보고 싶다고 우리도 수업 빨리 끝내주시면 안되냐고 조른 적도 있어요.(웃음)"  - 문성은 학생

 

김연아가 담당한 2학년 11반 소속인 정민지 학생은 "김연아 선생님 수업 몇 번 들었는데, 집중 잘되고 수업 분위기도 좋았어요. 저희가 언제 가장 힘든지,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같은 질문도 던졌거든요. 선생님이 몸매 관리는 '습관'이라며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하신다고 얘기해주셨어요"라고 말했다. 또 생각보다 학생들이 '김연아 선생님과의 인증샷'을 인터넷에 많이 올리지 않는 것 같다고 묻자 "처음에 단체 사진 찍은 것을 우리 선생님이 페이스북에 올리셨는데 그게 바로 기사화가 된 거예요. 저희 신상도 있는데...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자제하는 분위기가 됐어요"라고 답했다.


사범대 학생이면 누구나 겪는 일에 큰 관심을 받을 거라는 김연아의 예상은 적중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는 그의 예상은 기우였다. 학생들은 일반 사범대생과 국가대표의 교생실습 과정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교정에서 교생선생님과 음료수를 마시며 대화하는 추억을 쌓지 못한 학생도, 김연아 선생님의 수업을 듣지 못한 문과반 학생도, 떠나는 김연아 선생님에게 한마디를 부탁한다는 말에 입을 모아 '더 친해지지 못해 아쉽지만 우리학교의 명예를 높여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한 것 아닐까.

by heyuna 2012. 6. 5. 17:37

교생선생님에서 한걸음 더, '김연아 학교' 건립

'남수단 학교 세우기'에 동참한 피겨여왕 김연아


‘얼음 위의 여왕’ 김연아 선수(22•고려대)가 아프리카 동북부에 위치한 신생 독립국 남수단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3일 한국 천주교 살레시오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학교 세우기 프로그램에 김연아 선수가 동참 의사를 밝혔고, 남수단에 ‘김연아 학교’를 세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위치한 살레시오회 관구관을 찾은 김연아는 ‘학교 100개 세우기 프로그램’을 위해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는 원선오 신부(84•Vincenzo Donati)와 공고미노 수사(73•Comino Giacomo)를 만나 프로젝트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학교 하나를 세우는 데 필요한 7천만 원을 기부했다. 


원 신부는 “김연아 선수가 세계 챔피언이라는 꿈을 이뤘고, 피겨여왕으로서 세상의 많은 아이들과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삶의 모델이 되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라며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뿐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곳 중 하나인 남수단 아이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베풀어준 것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 선수와 원 신부의 만남은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됐다. 지난 5월 21일 원 신부는 몇몇 인사들에게 남수단 촌락에 작은 학교 100개를 건립하겠다는 자신의 모금활동을 알리고 이에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받은 김 선수가 이 호소에 적극적으로 응답한 것이다.


“작년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유치를 위한 활동으로 아프리카 토고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아프리카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작은 힘이지만 남수단의 아이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기쁘게 돕고 싶습니다.”


김연아의 동참에 원 신부는 세워질 학교 중 하나를 ‘김연아 학교’로 명하고, 학교가 완공돼 아이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는 때가 되면 김 선수를 초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고미노 수사는 “세워질 학교의 현판에 새겨 넣겠다”며 김 선수의 사인도 받아뒀다. 


김 선수는 “아이들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늘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다”며 “스포츠인으로서 가난한 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을 위해 힘 닿는 데까지 돕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달 7일 입국해 한달 가까이 한국에 머물며 모금활동을 펼친 원 신부와 공 수사는 3일 밤 남수단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사진=살레시오회 제공]


by heyuna 2012. 6. 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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